법정 스님 강연록 <진짜 나를 찾아라>를 읽고
무슨 일이든 흥미를 가지고 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는 일이 기쁨이 됩니다. 내가 하는 일 자체가 좋아서 하는 것인지 무엇이 되기 위해서 해서는 안 됩니다. 좋아서 하는 일은 그대로 충만된 삶입니다. 무엇이 되기 위해서라면 그건 흥미가 아니고 야심입니다. 야심에는 기쁨이 없고 고통이 따릅니다.
-법정 스님의 <스스로 행복하라> 중
지난 연말에 오마이뉴스 '책동네'에 올라온 서평을 읽었다. 브런치 작가님이신 김남정 기자님이 <스스로 행복하라>를 읽고 쓰신 서평이다. 오래전에 읽었던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생각나서 새해에 읽으면 좋을 책 같아 책 이름을 핸드폰에 메모해 두었다. 나는 서평을 읽으면 좋은 책명을 늘 메모했다가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는다. 도서관에 비치 도서가 없을 때는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는다.
새해에 법정 스님의 <스스로 행복하라>를 읽으며 올 한 해 나에게 주시는 말씀을 얻었다. 나는 60대 후반을 향해가는 나이로 퇴직 후에 늘 조바심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살았다. 새해에는 법정 스님 말씀처럼 흥미를 가지고 여유 있게 기쁨이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책을 읽으며 생각하니 새해가 기대되었다. 올해 처음으로 신청한 노인 일자리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참여해야겠다.
이웃 도서관에 <스스로 행복하라> 책을 대출하러 갔다가 나란히 꽂혀있는 법정 스님 다른 책 한 권을 같이 대출해 왔다. 제목만으로도 새해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방향을 알려주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처럼 새해에는 진짜 나를 찾고 싶었다.
<진짜 나를 찾아라>(2024년 4월 출간)는 '샘터'에서 법정 스님께서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부산, 춘천, 대구, 창원, 광주, 청도 등에서 하신 강연 내용을 글로 풀어쓴 책이다.
조선일보 종교전문 기자인 김한수 님이 추천사에서 법정 스님은 드물게 '말맛'과 '글맛'이 일치하는 분이라며 <진짜 나를 찾아라>는 우리가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던 법정 스님의 '말맛'을 만끽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해서 더 궁금해지고 기대되어 빨리 읽고 싶어졌다.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 중 또 하나가 글자 크기다. 나이 들다 보니 책을 읽을 때 늘 돋보기를 끼고 읽는데 이 책은 큰 글씨 책이 아닌데도 글자 크기가 커서 읽기 좋았다.
새해에는 이렇게 살고 싶다
2025년을 보내면서 12월 한 달 동안 책 한 권을 필사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100개의 명문장을 필사하며 한 해를 잘 보내는 것 같아서 뿌듯했다. 새해에도 나태주 시인 <필사, 어른이 되는 시간>을 필사하고 독서하며 조용히 보내고 있다. 1월 중순인데 벌써 책 네 권을 읽었다. 나는 기독교인이지만 법정 스님의 책 두 권을 읽으면서 올 한 해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법정스님은 <무소유>, <오두막 편지>, <물소리 바람소리> 등 다수의 수필집을 출간하셨다. 수필집 중 나는 <무소유>를 여러 번 읽으며 법정스님을 존경하게 되었다. <진짜 나를 찾아라>에서도 무소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입니다. 무소유의 의미를 음미할 때 우리는 홀가분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p. 99 책 속 문장
그러며 '나눔은 꼭 물질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덕으로써 나누는 것'이라고 하신다. 즉 나눔은 부자만 하는 것이 아니고 가난한 사람도 나눌 수 있다. 올 한 해 부자가 되기보다는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잘 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또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는 말씀도 명심하려고 한다.
사람은 자기 몫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남의 삶처럼 살려고 한다. 나보다 나은 것 같은 사람과 비교하며 우울해한다. 즉 재산에 대한 집착, 지식에 대한 집착, 물건에 대한 집착 등 불가능한 것에 매달려 불행해한다. 새해에는 욕심을 버리고 내 그릇대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지혜는 누군가로부터 배워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식은 남에게 받을 수 있지만, 지혜는 받을 수 없어요. 지식은 머리에서 자라나는 것이지만, 지혜는 마음에서 움트는 겁니다.
-p. 183 책 속 문장
나는 기독교인이다. 퇴직하고 제2 인생을 글 쓰는 사람으로 살고 있기에 늘 기도할 때 "지혜 주셔서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좋은 글 쓰도록 축복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다. 이 책을 읽으며 지혜는 마음에서 움트는 것임을 알고 기도를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즉 "앞으로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고 너그러움과 선량함으로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축복해 주세요."라고 말이다. 책을 덮으며 2026년 새해에는 다음과 같이 살아야겠다고 삶의 방향을 잡아 보았다.
1. 욕심부리지 말자
2. 이웃을 돌아보며 살자.
3. 겸손하게 살자.
4.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며 살자.
이렇게 생각하니 올 한 해가 두렵지 않고 잘 살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긴다. 법정스님이 떠나신 지 거의 16년이 되었지만, 세상을 향해 던진 질문과 말씀은 우리 마음속에 남는다. 새해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고 기대하며 맞이해야겠다. 올 한 해 우리나라가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을 기대하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