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6
유미래
할머니네 아파트는 엄청 커요
101동부터 119동까지 있거든요
나는 할머니와 아파트 한 바퀴 도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오늘도 할머니를 졸라
아파트를 돌려고 나왔어요
101동, 102동, 103동을 지나면
104동 앞에 놀이터가 '짠!' 나타나요
동생과 놀이터로 쪼르르 달려갑니다
"할머니, 그네 딱 스무 번만 밀어주세요."
그네 타고 미끄럼틀에서 놀다가
다음 동을 찾아갑니다
그런데 108동에 가니까
놀이터가 또 있어요
우리는 놀이터를
그냥 지나치지 못해요
"얘들아, 이러다 언제 119동까지 가니?"
할머니가 불러도 못 들은 척
우리는 계속 놀이터에서 놀아요
할머니가 벤치에 앉아
하늘을 보시네요
'어떡하지?'
우리가 말을 안 들어서
할머니가 슬픈 것 같아요.
쌍둥이 손자가 주말에 오면 토요일에 근처에 있는 근린공원에 놀러 갑니다. 공 두 개를 챙겨 가는데 지난해 여름부터 공원 공사로 가지 못했어요. 대신 아파트를 돌려고 나갑니다. 쌍둥이 손자는 꼭 101동부터 102동, 103동…….
아파트를 차례로 도는 걸 좋아해요. 저도 덕분에 우리 아파트 동 위치를 다 외웠답니다.
우리 아파트에 놀이터가 네 개 있는데 아파트를 돌면서 놀이터 네 개에서 손자 두 명 그네를 밀어주어야 하니 팔이 조금 아프네요. 그래도 즐거워하는 손자들을 보며 힘든 줄도 모릅니다.
*쌍둥이 손자 주말육아 에세이입니다. 이웃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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