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이불

동시 5

by 유미래
2026년 2월 2일 아침에



눈 이불

유미래


아침에 눈 뜨니

온 세상 하얀 이불 덮었어요

부릉부릉 자동차도

키다리 나무도

눈 이불 덮고 쿨쿨 늦잠 자고 있어요


목련 이모 추울까 봐

푹신한 솜이불 덮어주고

잣나무 삼촌 심심할까 봐

가지마다 하얀 장갑 끼워 주었네요


해님이

"얘들아, 일어나!"

똑똑똑 문 두드려도

눈 이불 너무 따뜻해

모두들 나오기 싫은가 봐요


이제 곧 잠에서 깨어나면

겨울 아저씨 떠나고

봄 아주머니

노래 부르며 달려오시겠지요

그때까지 조금 더 자야겠어요


봄 아주머니 오시면

목련 이모 예쁜 옷 갈아입고

잣나무 삼촌은 만세 하며 춤출 거예요


나도 눈 이불 덮었던 겨울은

마음속에 꼭꼭 숨겨두고

웃으며 봄을 맞이할래요.



쌍둥이 손자 중 연우는 늘 일기예보에 관심이 많다. 우리 집 기상 캐스터다. 일요일 저녁에 돌아가며 "할머니, 오늘 밤 9시부터 눈 내릴 거예요." 하던 연우 말이 생각나서 2월 2일 월요일에 일어나자마자 눈이 정말 내렸는지 궁금하여 밖을 내다보았다. 창밖은 밤새 눈이 내려 온 세상을 하얗게 덮었다. 그 모습이 꼭 눈 이불처럼 느껴졌다. 아파트에서 내다보이는 잣나무와 목련 나무가 눈에 들어와서 동시를 써 보았다. 차가운 눈이지만, 마치 포근한 이불처럼 느껴졌다. 2월이 되니 봄이 기다려진다.



*쌍둥이 손자 주말 육아 에세이입니다. 이웃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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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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