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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선물 토마토 나무가 우리 집에

작은 생명의 소중함 느끼기

by 스마일맘

어느 날이었지?

아파트 앞 베란다에

손빨래를 하려고 나갔다가

배수구에 작은 풀이 나서 자라고

있는 것을 보았다.

어떻게 여기에서 풀이 나는 건가?

신기해서 뽑지 않고 가끔씩 베란다에 나가 물을 주었다.

배수구라서 물이 그냥 내려가 버린다.

배수구 구멍 사이에 걸쳐서 간신히 버텨온

생명이 조금 더 바라고 잎이 나와 자세히 보니 방울토마토였다.


기가 막힌 일이다. 토마토 씨가 어떻게

여기에 떨어졌을까 궁금하기만 했다.

그냥 뽑아서 버리기가 아까워서

작은 화분으로 옮겨 심었다.

날씨가 겨울이라서 좀 자라다가 시들겠지 생각했는데 이건 그냥 내 생각이었다. 50센티 이상 키가 쑤욱 자랐다.

너무나 가늘게 자라서

몸을 가누지도 못한다

수도꼭지에 기대어 놓고

가끔씩 물을 주고

내가 먹는 셰이크 병을

흔들어서 준 것이 다였다.


어느 날 보니 노란 꽃이 피어 있었다.

우리 집이 정남 양 아파트라서

하루 내내 해가 있기에

이렇게 쑥쑥 자라 버렸나 보다.


노란 꽃이 어느 날 열매로 바뀌었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는데

그냥 두면 밤에 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거실로 옮겼다가

낮에는 베란다로 옮기고 있다.


과연 이 토마토가 빨갛게 익을 때까지

잘 살아 줄까 싶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풀이

자랄 수 없는 하수구 구멍에서 나서

오늘까지 나와 함께하고 있다.

빨갛게 익을 열매를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추운 겨울에 우리 집 베란다에

초록의 선물이 되어 내게로 온 토마토 나무야

빨갛게 익을 때까지 잘 살아다오.


올 겨울을 봄처럼 살아라고 초록 풀이

찾아와서 참 따스하다.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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