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를 버티게 하는 일

아침루틴

by 김인순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를 무너지지 않게 붙들어주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거창한 목표나 타인의 인정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묵묵히 이어온 나의 ‘아침 루틴’이 나를 버티는 일이다. 낭독으로 목소리를 깨우고, 정갈하게 문장 을 필사하며, 독서와 줌 미팅으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마지막으로 글로 채우는 시간. 이런 과정들은 단순한 습관을 넘어 내 삶을 지탱하는 견고한 버팀목이 되었다. ​

최근 들어 이 평화로운 루틴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취침 시간이 점점 늦어지다 보니 아침 잠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알람 소리 한 번에 번쩍 눈을 뜨곤 했는데, 요즘은 울려대는 알람 소리조차 듣지 못한 채 깊은 잠에 빠지곤 한다. 며칠 전에는 아침 독서 모임 시간이 다 되도록 일어나지 못하는 나를 남편이 깨워주기도 했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좀 더 일찍 깨워주지 그랬냐”며 남편에게 괜한 투정을 부렸지만, 사실 그 화살은 알람 소리도 듣지 못할 만큼 깊게 잠들었던 나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아침 루틴의 힘을 믿는다. 의자에 앉기만 하면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어느새 3시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하루에 쓸 모든 에너지가 아침이라는 짧은 시간에 농축되어 폭발하는 기분이다. 억만금을 준다 해도 하기 싫은 일이라면 결코 이렇게 몰입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 나를 채우는 시간임을 알기에 지치기는커녕 오히려 감사함이 차오른다.


​비록 알람 소리를 놓치는 날이 늘었을지라도, 책상 앞에 앉아 펜을 든 순간만큼은 내가 나를 온전히 지켜주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이 몰입의 즐거움이 있는 한, 나의 아침은 언제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줄 것이다. 이런 아침 루틴은 나를 버티게 한다.

작가의 이전글평생 잊히지 않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