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

두번째 스무살

by 김인순

​인생은 60부터라고 했던가. 문득 나의 부모님이 60이었을 때를 떠올려 본다. 30여 년 전, 내가 바라본 부모님은 이미 완연한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부모님은 90을 넘으셨고, 그때보다 훨씬 연약해지셨다. 그래도 마음만은 여전히 청춘의 빛을 잃지 않고 계신다. 지금 내가 60이라는 인생 2막 학교에 막 입학했다.


​나의 60은 부모님의 시대와는 사뭇 풍경이 다르다. 부모님이 지금의 내 나이에는 우리 5남매는 이미 모두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두었었다. 하지만 지금 나의 세 아들은 아직 독립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취업도, 홀로서기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때로는 속이 터진다. 그러다가 내 스스로 포기한다. 내가 할 수 없으니 이제부터는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힘들 때마다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속삭인다.


'나는 지금 두 번째 스무 살을 살고 있어’


​매일 아침 거울 앞에 서서 나를 똑바로 마주 본다. 그리고 나에게 속삭인다. 오늘 아침에도 '나는 지금 두 번째 스무 살을 살고 있어' 이렇게 마음을 먹으니 비로소 조급함이 씻겨 내려가고 자유가 찾아온다.

이제는 누구를 의식하거나 비교하고 싶지 않다. 그저 나를 지켜주고 싶을 뿐이다. 타인의 시선을 거두고 오직 나의 길을 가면 된다고, 나 자신을 다독인다.


​이제는 시선을 세 아들이 아닌 나에게로 돌린다. 자식들의 인생을 미리 사서 걱정하지 않으려 한다. 인생은 찰나의 순간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생의 전체를 두고 보아야 하는 긴 여정이기 때문이다.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는 말을 속삭이며 위로 삼아 본다. 지금은 조금 더디고 느린 세 아들이지만, 5년 뒤 이 글을 다시 볼 때쯤이면 '참 부질없는 걱정을 했었구나' 하며 웃어넘길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글을 쓰는 동안 내가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내면의 정원을 가꾸고, 나만의 삶을 정성껏 단장한다. 아무도 탓할 필요 없다. 나는 그저 지금의 나로서 살아가면 충분하다.


​"나는 지금 두 번째 스무 살이야'"


​덕분에 나의 일상은 날마다 설레이고,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