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밥상 차려 드리기

by 김인순

낙서장


나는 무던히도 오랫동안 부모님께 의지하며 살아왔다. 지금도 부모님께서 농사지은 것들을 갖다 먹는다. 오늘 오후에 친정집에 가기로 했는데 날씨가 영하의 날씨이고, 지금 디톡스 9일 차라 식사를 하지 않아서 며칠 더 있다가 가려했다. 엄마하고 통화를 하니 추우니까 오지 말라고 하신다. 한참 있다 또 전화가 왔다. 아버지는 내가 오는 줄로 알고 계셨다. 뭐 사 온다고 했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셋째 아들과 함께 장을 보아 친정집으로 갔다.


​엄마는 식사를 소탈하게 잘하시는데 아버지는 식사보다는 주전부리를 좋아하신다. 과일도 좋아하신다. 귤 한 박스, 돼지 불고기감, 종합 견과류 한 통을 샀다. 집에 들어가니 아버지가 웃음을 띠며 좋아하신다. 나는 아버지를 꼭 안아주셨다. 나의 아버지를 언제까지 안아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버지는 나보다도 살이 없으시다. 뼈가 앙상하셨다. 늘 소식을 하신다. 견과류 통을 뜯어서 아버지께 주시니 역시나 좋아하신다. 귤도 접시에 담아 주시니 한 개만 드시고 견과류 통을 안고 한 줌씩 꺼내 드신다. 귀여우신 나의 친정아버지를 보며 나는 부엌으로 가서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돼지 제육볶음을 하얗게 만들었다. 아버지는 매운 것을 싫어하신다. 황태 조림도 만들었다. 어린 새우 조림도 만들었다. 엄마는 신이 나셨다. 맛을 보시라고 주시면 무조건 맛있다고 하신다. 정말 맛있게 드신다. 냉동실에 있는 오징어를 녹여 손질을 해 뜨거운 물에 데쳐 초고추장을 찍어 드시게 했다. 엄마랑 아버지는 맛있게 드신다. 오늘은 단백질 파티다. 엄마는 육고기를 잘 안 드셔서 황태와 새우 조림을 한 통씩 해놓았다. 그 사이 셋째 아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리모컨이 안되어 텔레비전을 못 보고 있다는 말에 리모컨을 고쳐서 텔레비전을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밖에 있는 백순이 개에게 산책도 시키고 물이랑 밥도 먹였다. 고마운 나의 아들이랑 동행을 해서 행복했다. 아버지는 셋째 아들이 고마웠는지 10만 원을 주신다. 우리 아버지는 자린고비이시지만 쓸 때는 쓰는 분이시다. 아버지는 본받을 점이 많으시다. 나는 디톡스 중이었지만 나의 아버지 어머니를 위해 저녁밥상을 차려 드릴 수 있어서 내 마음이 참 풍요로웠다. 안 먹어도 배가 불렀다. 어느새 내가 부모의 마음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