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기억나는 길 하나

히말라야로 향하는 여정

by 김인순

​네팔에서 10년째 병원을 운영 중인 남동생을 둔 언니랑 2023년 11월 나는 꿈에 그리던 네팔행 비행기를 탔다. 나는 말로만 듣던 에베레스트산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우리나라 등산 대원들의 수많은 사연이 깃든 그 숭고한 산을 직접 볼 수 있는 여행이라 많이 설레었다.


​​네팔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같이 간 언니가 휴대폰을 잃어버린 것이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휴대폰을 찾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마중 나와 있을 동생 부부에게 연락도 못 할 상황이라 언니는 거의 이성을 잃을 정도로 발을 동동 굴렀다.


​​내가 짐을 지키는 사이, 언니는 안내 데스크로 달려가 손짓 발짓을 섞어가며 간절하게 사정을 설명했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포기하려던 찰나 총을 멘 안전요원이 언니의 휴대폰을 들고 나타났다. 언니는 "아버지 감사합니다!"를 연신 외치며 눈물을 터뜨렸고, 나는 너무 고마운 마음에 지갑에서 3만 원을 꺼내어 사례를 표했다. 그제야 우리는 무사히 공항 문을 나설 수 있었다.


​​다음 날, 우리는 병원장인 동생과 함께 자가용을 타고 포카라로 향했다. 그 길은 멀고도 험했다.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길이 험하고 꼬불꼬불했다. 도로포장이 안된 곳이 많아 앞차가 일으키는 흙먼지를 온몸으로 뒤집어쓰며 달려야 했다. 유리창을 열 수가 없었다.


​​길 위에서 잠시 멈췄을 때, 산속 마을에서 해맑게 노는 아이들을 만났다. 마치 우리나라 60년대의 풍경처럼 소박한 모습이었지만, 그 아이들의 표정만큼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 그 해맑은 눈동자를 보며 8시간의 고된 여정을 감사하게 갈 수 있었다.


​​​포카라에서는 매일이 환상적이었다. 히말라야산맥이 손에 잡힐 듯 병풍처럼 펼쳐져 있었다. 우리는 '사랑콧'이라는 곳에 올라 일출을 감상했다. 매일 트레킹 장소를 바꿔가며 캠프에서 자면서 만난 히말라야의 아침은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황홀했다.


​​폐와 호수에서 배를 타고 바라본, 하얗게 얼어붙은 히말라야의 모습은 마치 꿈속의 한 장면 같았다. 일주일이 빠르게 지나버렸다. 가까이 보이는 안나푸르나에 조금이라도 오르고 싶은 마음은 가득했지만 카트만두로 차를 돌렸다. 돌아오는 길은 무려 14시간이 걸렸다. 몸은 고됐지만 그 험난한 길 끝에서 만난 히말라야는 내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물했다.


​​다시 그 길을 갈 기회가 온다면, 그때는 제대로 등산 준비를 해서 히말라야의 품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 보고 싶다.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