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과학적으로 망쳐보자
20대 중반에 암흑기를 보낸 적이 있다. 우울감과 파괴적 습관, 부정적 생각으로 무장되어 있을 때였다. 그 당시의 내 삶에는 좋은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 성취나 성장은 없었고, 사회적 관계도 엉망이 되었던 시절이다.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고 느껴 도움을 찾은 게 뇌과학 책이었다. 당시에 읽었던 책들 덕분에 내 행동을 이해했고,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오늘 정리한 내용은 내가 쓸모 있다고 느낀 지식을, 책을 참고하면서 정리한 글이다(최대한 팩트를 확인할고 했다). 아래에 정리한 5가지 내용은 당신 삶을 우울감으로 빠트리는 트리거가 될 수 있는 것들이다. 잘 읽어보고, 스스로를 점검해 보도록 하자.
그거 아는가?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의 90%는 장에서 만들어진다. 다시 말해서 대부분의 세로토닌은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라, 장속에 존재하는 박테리아들이 만들어낸다. 그래서 이들 유익균에게 좋은 음식은 좋은 기분을 만들어낸다.
쥐들에게 다량의 항생제를 먹여 장내 미생물군집을 죽이는 실험처럼, 우리도 이와 같은 행동을 해서 우울함을 유발할 수 있다. 늦게까지 자지 않고, 도수가 높은 술로 과음을 하고, 섬유질과는 거리가 먼 건강하지 않은 식사를 유지하는 거다. 당신 몸에 분비되는 세로토닌의 양은 줄어들 것이다.
우리의 뇌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때 가장 건강하다고 한다. 낯선 이와의 대화도, 타인과의 접촉이 있는 마사지도, 심지어 그저 카페에 나가 사람들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니 집에만 있어라. 사회적 관계는 끊어버리고 폐관 수련하듯이 집에만 틀어박혀 있어라. 혼자 있을 때 올라오는 우울감은 당신을 진짜 음침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살아가면서 '난 운동과 거리가 먼 사람이야'라고 스스로를 규정하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 사실 이는 어리석은 말이다. 우리 뇌는 운동과 거리가 멀지 않다. 오히려 운동을 좋아한다. 그냥 스스로를 '운동 안 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그 정체성에 빠져드는 것뿐이다.
가벼운 러닝도 하지 말라. 당신이 뛰어버리면 앞서 말한 '세로토닌'과 더불어 '노르에피네프린', 'BDNF'가 뇌에서 뿜어져 나온다. 그냥 기분과 생각을 바꿀 화학물질이 나온다는 소리다. 그러니 계속 자신의 게으른 정체성을 유지하자. 서서히 우울감에 빠져들 것이다.
우리 뇌는 끊임없이 신체에서 보내는 신호들을 해석한다. 다시 말해, 찡그린 얼굴을 유지하면 '내가 기분이 안 좋구나!'라고 판단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우울함은 더욱 부정적인 자세를, 부정적인 자세는 더욱 우울감을 유발하는 완벽한 부정적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진다.
그러니 미소는 짓지 말자. 몸은 웅크리고, 팔은 몸을 감싸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자. 우리 뇌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감지하고 더욱 부정적인 감정을 끌어올릴 것이다.
우리 뇌에는 실제로 감사회로가 있다. 그리고 이 회로를 단단하게 만들수록, 우리 삶은 더욱 감사로 물들기 쉬워진다. 감사에 관한 연구들도 많이 진행되어, 연구진들은 감사가 더 좋은 수면의 질, 세로토닌 분비의 증가, 적극적인 행동의 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들을 만들어낸다는 걸 알아냈다.
그러니 '감사 일기' 같은 습관은 들이지 말자. '자애 명상' 같은 긍정적인 훈련도 하지 말자. 사람들을 감사로 대하기보다는 비교하고 시기하고 미워하자. 삶이 부정적인 감정으로 가득해져, 우울감만이 유일한 위로가 될 것이다.
내 삶을 우울함으로 망치는 방법으로 글을 썼지만, 오해하지 말자. 옳바른 지식으로 스스로를 이해하고 상황을 읽을 수 있다면 누구나 바뀔 수 있다. 이 글도 스스로를 점검하는 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옳바른 지식을 가까이 하고 싶다면 구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