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의 쇠사슬이
불타오르던 열정을 꺼뜨리고
시인의 손에 쥔 펜은
재로 부서졌고
거울 속 시든 신도들은
그 장미꽃의 울음을
아직 기억할까
한때 향기로 가득했던 정원은
달빛 아래서도
백골을 드러낸다
나는 머뭇거리는 발걸음을 옮기며
두 손 빈 채
미래의 그 고요한 흰 탑으로 향한다
저 멀리 산이
밤빛 속에서
그 희미한 그림자를 가리지 않게 하라
늦다, 늦다
머나먼 연인을 바라보니
그 아름다운 진달래꽃은
이미 잘려 있었네!
인생에서 내가 사랑한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를 쓰며, 그 기쁨을 읽고 있는 그대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