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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 소

그의 고독의 일상은 담배, 술, 커피, 끝없는 책들,

그저 황무지에서 외롭고 조용하게 걷는다.

촛불을 든 채 밤을 탐험하며,

지나가는 사람 사이에 꼭꼭 숨고

자신이라는 존재의 흔적을 애써 지우려 한다.

그는 감정이 지워진 표정으로

도시에 가려진 저 먼 수평선을 바라보며

울부짖는 바람을 타고

해가 지는 결승선까지 달릴 수 있다고 상상한다.

마지막 빛이 사라진 방향을 따라가며

지쳐 넘어질 때까지 한없이 힘껏 뛰었다.

그가 어둠에서 다시 눈을 뜬 순간,

보이는 건 밤하늘의 찬란한 별들이었다.

마침 선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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