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전–부산 찍고

by 김정식


서울–대전–부산 찍고


가이드런 프로젝트로 서울 팀, 대전 팀, 부산 팀이 한 곳에 모였다.

서울 팀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큰 팀이고,

대전 팀은 비록 소수지만 20년의 깊은 역사를 가진 팀이다.

부산 팀은 올해 처음 시작한 새싹 팀.


그렇게 모두 대전에 모였다.

대전역에서 모여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적은 인원이 아니다.

‘달리고 싶은 시각장애인이 이렇게 많구나.’

서로 처음 보는 사이임에도 이상하게 재미있고 반갑다.

마치 외국에서 한국 사람을 만난 느낌.

같은 아픔을 알고, 같은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이라

금방 가까워진다.


대전 팀이 준비한 스케줄에 따라

러닝—식사—산책—그리고 대전하면 빵이지 않나,

그 유명한 빵까지 예약 주문해주셨다.


가이드와 1:1 매칭을 하고 몸을 풀고

10km를 출발한다.

부산과 달리 넓게 시야가 펼쳐진 길,

쭉 뻗은 코스를 따라 5km를 향해 가는 동안

길을 흐르는 물소리,

옆을 스치는 오리 무리들의 꽥꽥거림,

머리 위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솔솔 불어오는 바람까지… 참 좋다.


앞뒤에서 함께 달리는 팀들의 대화 소리도 좋다.

오늘 처음 만났지만,

다음 대회에서 곧 다시 만나게 될 친구들이다.


달릴 때도, 밥 먹을 때도, 차 마실 때도,

이동할 때도 이야기의 중심은 늘 ‘러닝’.

하지만 그 running 속에는

우리의 삶이 담겨 있다.


지팡이를 든 우리 사이에

런닝 친구들이 있으니

조금 덜 외롭지 않은가.

삶도 그만큼 풍성해진다.


부산 룰루랄라 팀도

작은 촛불 하나 켰으니,

그 촛불이 꺼지지 않는 성화처럼

계속 타오르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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