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가자
오늘은 은율이의 해운대 리그 8강 예선이 있는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죽을 챙겨 먹으며 축구복을 정리하는 은율이.
왼쪽 윙백을 맡던 친구가 감기로 못 나온다고 해서 아쉬움을 보인다. 은율이는 포지션은 오른쪽 윙백으로 뛰게 된다.
오늘 꼭 이겨야 8강으로 갈 수 있다.
“아빠, 긴장 안 하려고 하는데… 대회만 나가면 긴장이 돼요.”
은율이가 이렇게 말한다.
긴장 안 하는 사람은 삼학년 주장 형밖에 없어 보인다.
다른 친구들도 경기가 시작되면 얼굴이 굳어 있고, 떨리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연습 경기처럼 재밌게 하고 오겠습니다!”
밝게 인사하며 출발하더니, 잠시 후 다시 문이 열렸다.
군인이 총을 두고 전쟁터에 나갈 수 없듯, 은율이는 풋살화를 두고 간 것이다.
웃으며 풋살화를 챙겨 신고 다시 학교로 향한다.
축구가 얼마나 좋은지, 은율이는 혼자서도, 친구들과도 늘 공과 붙어 다닌다.
아직도 축구 선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아이.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이 여전히 마음 속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
마음껏 응원해 주고 싶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축구 외에 다른 길도 은율이 마음속에 하나쯤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은율이가 정말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게 해줘야 하나 고민되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 둘은 힘든 과정도 서로 조율하면서,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균형을 잘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자주 나 자신에게 묻고,
또 은율이에게도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하고 되묻는다.
그 질문들에 명확한 답은 없지만, 그 과정을 거치면 내 고집과 내 기준이 조금씩 내려놓아진다.
그리고 다시 은율이를 바라보게 된다.
은율이가 은율이답게,
몸도 마음도 쑥쑥 자라길 바란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마음껏 펼치기를 아빠가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