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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들피리 Jul 23. 2021

받는 것보다 기쁜, 주는 것의 즐거움

우죈의 딸은 물었다. 왜 부자가 아닌 사람들도 열심히 모은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느냐고. 그 물음에 우죈은 대답했다. 그들은 주는 것의 즐거움을 알기 때문이며 특히 자신의 돈이 더 넓고, 깊고, 길게 영향력을 미치는 법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우죈의 말처럼, 아주 작은 아름다움이라도 남기고 싶은 그 믿음에 나 또한 공감하며 내가 시작한 즐거운 일을 남겨본다.




우리에게 주는 것의 기쁨을 알려주는 것에는 금전적 기부 이외에도 작은 도움이나 지혜의 나눔, 사랑이나 배려의 행동들이 있다. 그 모든 것을 공통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아름다움을 남기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그 행동은 주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기억 속에 남아 그들의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꽤나 긴 여운을 남기기 때문이다.


나는 그중에서도 기부와 연관된 즐거운 일을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부자가 되어 금전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부자이지만 나누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행동이 옳지 않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살다 보니 그것은 가진 것의 많고 적음으로 인함이 아니며 옳고 그른 것의 잣대를 들이댈 수 없는 부분임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단지 그 사람의 성향과 가치관으로 인함이며 존중과 존경의 필드로 선명히 구분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작은 도움을 시작하고 싶어 '카카오 같이 가치'를 자주 들여다보기로 했다. 볼 때마다 주변에 너무 많은 어려운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며 눈 감고 있었던 부분들에 반성하게 되었지만, 막상 그것이 기부라는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는 꽤나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금액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친구를 도우면 저 친구는 어떻게 도울까, 나 아니어도 도울 사람이 많지 않을까 등등.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플을 끄게 되었고, 나는 죄책감을 느끼며 나중에는 아예 어플을 외면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실천하지 못하는 원인을 깨달은 나는, 나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의 기부 방법을 찾기로 했다. 그리고 여러 번의 검색 끝에 소액이지만 정기적인 이체로 동일한 류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을 택하게 되었다. 내가 선택한 기부단체는 '지파운데이션'이었으며, 이곳의 운영방식과 투명성은 내게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먼저는 기부금 사용 출처가 명확했고, 옳지 않게 사용했던 선례도 없었으며, 믿음이 가고 소통이 잘된다는 여러 기부자들의 호평이 있었다.


나는 이곳의 기부 카테고리 중 '취약계층 청소년 생리대 후원' 분야를 고민 없이 정하게 되었다.


이유는 분명했다. 나는 어릴 적 2차 성장 시기를 겪을 때, 엄마와 꽤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야 했던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때 어찌할 바 몰랐던 생리와 차가웠던 바닥, 아빠와 오빠와 화장실을 공유하며 느꼈던 어색함 등이 내게 선명하게 남아있다. 생리에 있어 슬픈 기억을 갖게 되는 그 고충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매달 겪어도 낯선 생리 시기에 어린 친구들이 조금이나마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한국의 생리대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비싼 가격이라 매달 지불하는 것은 일반 여성들에게도 부담이 되곤 한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친구들은 이 부분을 감당하기 어려워 용돈을 모아 생리대를 사거나 좋지 않은 생리대를 사용해 생리기간 내내 고생을 하기도 한다. 물론 금액적인 측면에서 제도적으로 개선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으나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기에 나의 도움이 그 친구들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든든함이 되길 바랐다.




그렇게 매달 진행하게  기부는 내게 작은 아름다움을 남기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나의 성장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주는 것의 기쁨을 느끼기로 선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돌이켜보니 이런 측면에서도 ‘경험해보는 것은 정말 중요한  같다. 작아도 일단 시작해보는 . 왜냐하면 생각보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받는 것보다 주는 것에서 훨씬   기쁨을 느낀다는 것을 경험해보니  순간에 깨달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한 방향의 가치관을 갖게 되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쉬운 일이라는 것도 배웠다.


기부를 하면 받게되는 엽서다. 나 하나로, 나의 작은 도움으로 뭐가 그렇게 도움이 될까 싶겠지만 분명한 아름다움을 남긴다. 경험해보는 것의 가치가 너무나 크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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