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옛날에 나오던 잡지 ‘와와 109’가 모 업체와 콜라보해 굿즈를 다시 판매했다고 한다. 친구가 혹시 아냐면서 알려준 소식에 기억 저편에 있던 옛날 생각이 몽글몽글 떠올랐다.
반가운 마음으로 굿즈 판매를 하는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캐릭터 그림을 보니 더 확실해졌다. 그 와와 109가 맞구나!
2000년대 초반 문구점에 가면 가판대 맨 앞에 놓여 있던 청소년 잡지. 그때 대유행하던 잡지로는 와와 109도 있었고 엠알케이 mr.k라는 잡지도 있었다. 공통점은 10대 청소년을 주 독자로 하는 잡지라는 점과 부록으로 다양한 편지지와 굿즈를 같이 준다는 점이었다. 잡지에 연예인에 대한 내용이나 패션 등등 여러 가지 10대들이 좋아하는 아기자기한 내용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사실 제일 관심사는 편지지였던 것 같다. 여기서 말한 편지지는 그냥 편지지가 아니다. 매달 다른 디자인으로 귀여운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는 손편지지이다. 편지지 부분을 뜯어내어서 자르고 만들어 친구에게 줄 손 편지를 쓰는 방식이었다. 직접 종이접기를 하거나 조립해서 어떤 모양을 만들게 나올 때도 있었고 모양 자체가 기발한 것도 많았다. 유명 브랜드 제품이나 음식을 패러디한 것도 많고 같이 쓰여 있는 문구도 귀엽고 유머러스한 경우도 많았다. 편지 봉투도 아예 조립할 수 있을 때도 많았던 것 같다.
매달 사서 모으다 보니 반 친구들끼리 손으로 편지를 써서 주고받는 일이 많았다.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았는지 색색깔의 펜으로 적어서 전달했다. 펜도 아이들마다 다양한 색의 펜을 모았었고 학교에서 서로 없는 색의 펜을 빌려서 쓰기도 했다.
키득키득 웃으며 편지를 주고받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웃음이 난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비밀 이야기도 많이 했던 것 같다. 우리는 나름대로 이제 많이 컸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한창 어린 학생이었구나 싶다. 나중에는 내 방 서랍에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들이 가득 모여 있던 기억이 난다.
스마트폰도 없고 카카오톡도 없고 버디버디라는 메신저 정도만 있던 때였다. 하루에도 몇 통씩 주고받던 손 편지가 우리에게는 메신저 역할을 했던 게 아닐까. 그때는 그렇게 자주 썼는데 꾹꾹 눌러쓴 손글씨에 마음을 담는 편지를 써본 게 언제 적인지 모르겠다. 가끔은 소중한 사람들에게 손 편지를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