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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Mar 07. 2024

과연 M, Z는 MZ로 묶일 수 있을까?

MZ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것은 몇 년 전 미국에 있을 때였다. 1년 후 한국에 돌아왔을 때에는 한국에서도 MZ 세대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MZ는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를 묶은 말이다. ‘요즘 것들’에 대한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되었다.


그런데 미국에 있을 때 재밌는 이야기들을 들었다. gen Z (Z세대)는 밀레니얼과 묶이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말투부터 다른 그들의 차이를 유머러스하게 드러내주는 밈도 많이 돌아다닌다.


일단 M과 Z 간에도 어쩔 수 없는 세대 차이가 있다. M 세대인 밀레니얼은 1980년생부터 1990년대 초중반생까지로 10년 이상의 세대를 하나로 묶은 말이다. Z 세대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생까지를 말한다. 너무 넓은 나이대를 한 단어로 묶은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많이 했다.


숫자로만 봐도 M세대와 Z 세대의 나이 차이는 대학이라면 대학생과 교수님, 회사로 치면 신입 인턴과 부장님의 나이 차이라고 할 법하다. 냉정히 보면 Z 세대가 보기에 밀레니얼 세대는 이미 기성세대라고 보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나를 포함한 90년대생 M세대의 마음만은 아직 젊고 어릴 수 있겠지만 말이다.


출처: pixabay

이렇게 유명하게 쓰이게 된 말인 만큼 어느 정도 공통점도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온라인으로 하는 소통과 업무에 익숙하다는 것, 개인주의 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느끼기에 90년대 초반생들은 M세대와 Z세대 사이에 끼여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는 스마트폰이 없었고 핸드폰도, 태블릿 pc도 없었다. 큰 데스크톱으로 학교에서 컴퓨터를 배우는 시간은 있었다. 나머지 시간에는 종이책을 읽었고 연필과 지우개로 학교 숙제를 했다. 친구와 놀고 싶으면 시간 약속을 미리 잡았고 어쩔 수 없을 때만 정중한 말투로 친구 집에 전화를 걸었다. 중학교 가면서 핸드폰이 매년 발전하기 시작했지만 인터넷은 터무니없이 느려서 쓰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대학교 가서야 와이파이가 되고 카카오톡이 나오면서 지금과 비슷해졌다.


하지만 Z세대는 아주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로 공부하고 친구를 사귀어온 세대이다. Z세대는 한글 프로그램에 ‘저장하기’ 버튼이 플로피 디스크 모양인 이유를 디스크를 본 적 없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옛날식 유선 전화기를 본 적이 없기에 우리가 통화할 때 하는 손동작 (엄지와 새끼손가락만 펼치고 나머지 손가락을 모은 동작)을 모른다고 한다. 핸드폰으로만 통화를 해 보았기에 판데기 모양으로 쫙 핀 손으로 전화하는 시늉을 한다. 멀리 볼 것 없이 내 사촌동생들만 해도 다 비슷하게 해당된다.


게다가 내 생각으로는 밀레니얼 세대 안에서도 세대 차이가 있다. 내 주위를 들어 생각해 보면 80년대 초반생인 사람과 90년대 초반생만 해도 결혼, 출산, 시댁과 관계, 직업 등에 있어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 대기업 안 가도 된다, 결혼이나 연애는 꼭 안 해도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과 그렇게 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잘 살 수 있을까 망설이는 사람의 차이라고 할까. 단순한 몇 가지 사례로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있을수록 조금 더 전통적인 가치관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윗세대의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따르는 것은 아니더라도 나이가 있을수록 어떤 전통적인 가치관을 벗어나는 삶을 살아도 될지 더 망설이고 고민한다고 느꼈다.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쓴 글이지만 사실 인생을 어떻게 사는지에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MZ 이전의 세대들도 신세대였던 적이 있고, 자신을 규정하는 말에 공감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면이 있었을 수도 있다. 다만 나는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 인생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마케팅이나 사회 이해 등을 위해 세대를 구분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겠지만 여러 사람의 사정과 개성을 무시하고 하나로 단순히 묶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다.


게다가 MZ세대가 외국에서 시작된 개념이라 한국과 문화 차이도 있을 텐데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맞는지도 의문이 든다. 과연 하나로 묶어서 보는 것이 그 나이대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지도 고민이 되고 말이다. 자신보다 젊은 사람들의 행동이 어딘가 다르다고 느껴질 때 이해해보려고 하기보다 MZ라는 이름으로 단순화시켜서 편 가르기를 하는 것은 아닐까. MZ세대도 그렇고 이후에 다가올 새로운 그다음 세대들에도 단순 편 가르기식으로 세대를 나누고 이름 짓는 것이 계속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아날로그식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사람과 사람 간에 소통을 충분히 하면 서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언젠가 한 번쯤은 짚어보고 싶었던 주제였다.


작가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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