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질문의 편지> 프로젝트 -5월의 편지
(질문)
재훈: 그래도 대표님 차가운 사람인 건 맞잖아요.
한주: 대신 정확하잖아요. 주어진 업무 외에는 커피 심부름도 시키지 않는 분이에요.
재훈: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
한주: 당연한 거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데. 난 요즘 사람들 보면 그냥 정확한 사람이 착한 사람 같아요.
- 드라마 <멜로가 체질> 3회 중에서
당신은 드라마 속 한주가 정의하는 '착하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신은 살아오면서 '착한 사람'이라는 말을 누군가에게 들어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경우에 사람들이 당신을 착하다고 말해주었는가? 반대로 당신은 누군가에게 '착한 사람'이라는 말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한 말이었는가? 당신이 현대 사회에서 '착한 사람'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린다면, 당신은 어떤 사람이 정말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 홍지
(답변)
요즘 세상을 사는 우리는 ‘갑질’을 비롯해 서로에 대한 예의가 부족하거나 상처를 주는 인간관계를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 장소가 직장인 경우 더 그렇다. 그런 면에서 드라마 속 한주가 말하는 정확함은 딱 적절한 선을 지키고 일과 사적 영역을 구분하는 예의를 말하는 것 같다. 그것이 당연한 것일지라도 당연한 것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착하다고 표현한 것일 테다.
내가 착하다는 말을 들어본 경우는 생각해 보면 내 의견을 강하게 표출하지 않고 무언가 양보하거나 가만히 있었을 때였다. 뒤돌아보면 그게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는 편한 분위기가 아니어서 그랬을 때도 있고 괜히 다툼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 그런 적도 있다. 그게 착함일지는 모르겠다. 남을 배려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좋게 말할 수는 있겠지만 마음이 답답해질 때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내 경험 때문인지 착하다는 말이 칭찬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사실 또래여도 어른에게는 착하다는 말은 잘하지 않았던 것 같다. 조카 등 아이들이 뭔가 지키기로 약속한 것을 스스로 잘해 내려고 노력하거나 동생에게 무언가 배려했을 때 착하다는 말을 썼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에서 ‘착함‘은 어떤 걸까. 아무래도 배려심이라는 요소는 착함을 이야기할 때 빼놓기는 어려운 듯하다. 다만 서로 상처를 주고받지 않는 적절한 선에서 서로를 배려할 줄 아는 것이 착한 사람 아닐까 싶다. 배려하는 마음이 과도하거나 고마움을 모르면 헌신과 착취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착한 사람이 착하게 남을 수 있으려면 그 배려를 고마워할 줄 아는 또 다른 착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관계는 상호작용이니까. - 콩이
2024년 <질문의 편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매달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는 프로젝트입니다. 5월의 편지 질문과 제 답변을 공유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