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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Aug 21. 2024

웰다잉을 위한 호스피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을 읽고

호스피스는 암 환자 등이 생을 마감하는 시기에 환자와 가족들이 죽음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입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배웠습니다. 웰빙만큼이나 웰다잉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중세에 호스피스는 성지 순례자들이 하룻밤 쉬어 가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십자군 전쟁 때 부상자들이 이곳에서 임종을 맞는 일이 많아지면서 호스피스는 임종을 앞둔 이들의 안식처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습니다. ‘죽으러 가는 곳’이라는 생각이 많은 듯합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터부시되기도 하고요.


사실 사람들에게 정보도 부족합니다. 또 실제로 호스피스 병동이 많지 않기도 합니다. 저희 가족도 예전에 할아버지를 위해 알아보았을 때 가까운 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은 예약이 다 차 있어 갈 수 없었습니다. 몇 개월은 걸린다고 했지만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책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은 KBS의 장수 프로그램인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이 웰다잉에 관한 방송 내용에 추가적인 취재를 더해 쓴 책입니다. 저는 평소 웰다잉에 관심이 있어 찾아보다가 최근에 알게 된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 사회가 생애 말기에 삶을 되돌아보기보다는 치료에 매달려 웰다잉을 위한 임종 문화가 자리 잡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제작진이 165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88%의 사람들이 말기 암이 있다면 정확한 정보를, 진단 즉시 알려주기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그중 절반 이상이 죽음을 맞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정리할 시간을 원한다고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람들의 바람과는 달리 죽음이 다가올 때까지 가족들이 환자에게 암 진단 사실조차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환자가 충격을 받을까 봐 걱정하는 것이겠지요. 반면, 전문가들은 환자에게 진단 사실을 알려주고 남은 생을 정리하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럼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이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요?


책에서 나오는 호스피스 병동의 모습은 현실적인 면을 담으면서도 생각보다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였습니다. 통증을 줄여줄 수 있는 처치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끝까지 돌봐주는 가족들이 함께 한다는 것을 환자에게도 알려줄 수 있다고 합니다.


몇십 년 간 호스피스 병동에서 사람들을 지켜본 한 수녀님은 가족과 남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가족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순간을 가진 사람들의 임종은 편안했다고 말합니다. 웰다잉을 위해 호스피스가 더 알려지고 활성화되었으면 합니다.


웰다잉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비단 노인이나 죽음이 임박한 환자만이 아니다. 죽음에 대한 성찰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고 더욱 의미 있게 살고자 하는 건강한 사람이 훨씬 많다. 죽음이라는 필터를 통해 들여다 본 삶은 더욱더 찬란하고 소중해진다.- 책 120-121 pag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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