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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Sep 03. 2024

사는 낙

2024년 <질문의 편지> 프로젝트 - 9월의 편지

(질문)

작년에 R.A.T.M.과 The Smashing Pumpkins의 공연을 봤다. 한때 나의 우상(偶像)이였던 이들을 보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공연을 좀 더 일찍 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내 마음속에 불꽃이 있을 때 그 공연들을 봤다면 아마 지금보다는 그 감흥이 훨씬 컸으리라.


넷플릭스에서 재미있게 본 '죽어도 선덜랜드'라는 다큐 시리즈가 있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 '선덜랜드'팀 팬에 관한 이야기이다. 주(主)는 팀이 1부 리그에서 강등 당하고 죽을 쓰고 있어도 팬들이 얼마나 팀에 헌신적인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과연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헌신적으로 만드는 것일까?


사설이 길었는데 그러해서 질문의 요지는 이렇다.

요즘 당신이 좋아하고 가슴 설레이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이력서 취미란을 적어야 한다면?

소개팅에 나갔는데 '뭐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20세기소년

 

(답변)

아. 지금의 나에게는 딱히 취미가 없다. 사실 스스로 자주 아쉬웠던 점이다. 이력서 취미란을 자세히 적을 필요야 없겠지만 그 작은 빈 칸을 채울 것이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물론 굳이 따지자면 읽고 싶은 책을 지하철이나 쉴 때 읽고, 보고 싶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쓰고 싶을 때 글을 끄적이는 것이 취미이다. 그런데 이건 휴식의 개념이지 내가 정말 좋아하고 가슴 설렐만큼 몰입하는 것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돌이켜 보면 대학 시절에는 동아리에 들어가서 악기를 배우고 다 같이 모여 연습을 자주 했다. 방학 때 하는 공연 준비를 한다고 다 같이 캠프를 가서 악기 연주로 밤 늦게까지 지새우곤 했다. 그러고서도 힘들기보다는 재밌었고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즐겼다. 공연을 무사히 마칠 때면 진심으로 기쁘고 설렜다.

 같은 악기인데 지금은 그럴 만큼의 감흥은 없고 연주하지 않은지가 오래 되었다. 사느라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쉬운 일이다. 나에게도 순수한 재미를 주는 취미가 있었으면 싶다. - 콩이


2024년 <질문의 편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매달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프로젝트입니다. 9월의 편지 질문과 저의 답변을 공유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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