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요양원 근무에 조금은 두려움도 있었다. 종합병원보다 복잡하지 않다고 여겨지지만 노인이 주 대상자이기에 조심할 부분이 많다. 또 가끔 건강 상태가 단기간에 변화할 때가 있어 당황하기도 했다.
요양원에서는 법적으로 의료 행위는 할 수 없다. 또 의사가 상주하지 않는 환경이기에 간호사가 의료인이라고 하더라도 할 수 없는 의료 행위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의 업무 범위가 모호한 경우도 있어 보였다. 다행히 내가 일했던 곳에서는 요양팀은 간호팀과 분리가 되어 있었고 센터 차원에서 각자 독립적으로 일하면서도 협력하도록 배려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의사가 상주하지는 않지만 계약의사 제도가 있는 점이 병원과 또 다른 점이다. 촉탁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요양원마다 계약을 맺은 의사가 한 달에 1-2회 정도 요양원 어르신들을 진료하러 방문하는 것이다.
요양원에서는 일상적인 케어와 건강 관리를 도와드리는 것이 주된 일이다. 그렇지만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간호사가 있어도 모든 걸 다 알기는 어렵다. 심증은 있어도 물증은 없달까. 의사의 진료가 결국 필요한 경우가 꽤 많다.
그래서 최소한 계약의사 선생님이 왔을 때 확인한 후 처방을 받거나 가정간호사의 처치를 받을 수 있게 보호자에게 연결해주어야 한다. 요양원에서 의료행위는 할 수 없으나 가정전문간호사가 의사 처방 하에 요양원을 방문해서 처치를 하는 것은 허용된다.
또는 요양원 내에서 해결하기 어려울 경우 외부 병원에 외래나 입원 등을 통해 의사의 진료를 보도록 보호자에게 권해 드려야 할 수도 있다.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을 가게 될 때 간호사가 같이 동행을 하는 요양원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병원 진료를 본 후에는 다시 요양원에 오시는 경우가 많다. 약을 미리 받아오는 경우도 많은데 대상자별 약 정리와 매일 투약관리를 하는 것도 보통 간호사의 일이다. 이외에 매일 상태 확인과 낙상 예방, 욕창 관리도 요양원에서는 중요한 일인 것 같다. 병원 EMR과는 다르지만 요양원에도 몇 가지 민간 업체에서 만든 시스템이 있어서 전산 기록도 하게 된다. 기록을 확인하고 환자 상태를 확인할 때는 간호사 간의 인계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선생님들과도 같이 상의하고 인계할 일도 꽤 있다.
병원과 비슷하지만 다른 요양원 간호사의 일은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위에 언급한 직종 외에도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행정 담당자 등 다른 직종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직종이 함께 어우러져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간호나 건강 관련된 내용은 간호팀과 요양팀 외의 직군에서는 자세히 모를 수 있다. 간호사는 중요한 행정 처리나 복지 관점에 대해서는 사회복지사보다 모를 수 있다.
하지만 목표는 같다.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지내는 것. 그래서 여러 직군이 같이 협력하면서 일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