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버진리버에 나오는 간호사의 모습

by Adela

생각해 보면 한국 드라마에서 간호사는 주인공이라기보다 종합병원을 배경으로 한 의학드라마에서 조연처럼 등장하는 정도가 많았던 것 같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엑스트라 수준인 경우도 많았다. 최근에서야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간호사가 주인공인 드라마가 방영되었다.


최근 나는 미국 드라마 중 간호사가 주인공인 드라마 버진리버 (Virgin River)를 보게 되었다. 주관적으로 선정한 간호사가 등장하는 외국 드라마이지만 국내외에서 꽤 인기가 있던 시리즈라고 한다.



버진리버


아직 시즌 1까지만 본 드라마인데 첫 회부터 주인공 멜이 간호사로 나와서 흥미로웠다. 멜은 nurse practitioner (NP)로 나오는데 조산사 (midwife)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NP는 일반 간호사가 아니라 보다 교육을 더 받고 자격을 갖춘 전문간호사이다. 미국에서 지역마다 다르지만 단독으로 클리닉을 오픈할 수 있고 의사 없이도 약 처방과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멜은 대도시 (LA)에서 교육을 받고 큰 병원에서 일을 하며 커리어를 쌓아온 것으로 나오는데 여러 아픔을 겪고 버진리버라는 작은 마을로 이사 온다. 멜이 주도적으로 환자를 보는 장면들이 꽤 나오긴 하지만 메디컬 드라마는 아니다. 산 좋고 물 맑아 보이는 평화로운 마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사랑도 찾으며 상처를 치유해 가는 느낌의 드라마이다.

사진 출처: 나무위키

멜은 여기에서 의사 혼자 운영하는 작은 클리닉에 취업을 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고지식한 원장님과 갈등이 있었다. 알고 보니 나이가 들어 병원을 혼자 운영하기 힘든데도 인정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남편 대신 아내이자 시장인 호프가 채용 공고를 올린 것이었다. 초반에는 아무 도움이 필요 없다고 우기는 원장님과 남아달라고 부탁하는 사모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지만 여러 업무를 도와줄 직원이나 간호사 한 명 두지 않고 의사 혼자 클리닉을 하려는 고집이 대단했다. 그러다 의사 선생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 긴급한 산모 환자가 와서 조산사이기도 한 멜이 아기를 혼자 받게 되고 멜의 실력이 인정을 받게 된다. 드라마 에피소드이지만 혼자서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NP의 모습이 나온다. 이후엔 원장님을 도와 환자의 치료계획을 세울 때 역할을 하는 모습이 많이 나오고 같이 왕진도 간다.


멜도 처음엔 다시 도시로 떠나려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마을에 남게 되면서 여러 환자들을 돌보게 된다. 산골짜기 같은 느낌의 마을이다 보니 큰 병원으로 가기에는 이동 시간 동안 환자 상태가 안 좋아질 수 있어 위급한 상황이 몇 번 나온다. 어찌 보면 차 없이는 어디 가기가 어렵고 한국처럼 병원이 많지 않아 이동 시간이 긴 미국의 상황을 반영한 것 같다.


미국은 한국보다 간호사 머리 모양도 자유로운 것도 알 수 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지만 머리망을 꼭 해야 했던 간호사의 머리 규정은 한국만의 것인가 보다. 멜은 긴 머리를 풀고 다니거나 일을 할 때 하나로 묶는 정도이다.


이 드라마는 뒷 시즌으로 가면 막장 코드도 조금 있다고 듣기는 했다. 아무래도 인기를 끌려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도 여러 인기 미드 중에 간호사가 주인공이라 인상 깊었던 드라마였다. 사실 간호사가 주요 주인공으로 조명되고 자기 직업을 살려 일하는 모습이 나오는 경우는 외국 드라마에도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재미 삼아 써 보았지만 실제로 예전부터 드라마 속에서 간호사가 어떤 모습으로 나오는지 궁금증이 있었다. 대학 시절 과제의 주제이기도 했었던 것 같은데 그 후로 뇌리에 남았다. 다음에는 간호사가 주인공인 다른 드라마도 몇 개 리뷰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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