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에게 두발 자유화란

by Adela

얼마 전 부모님 댁 내가 쓰던 방에서 대학 시절 쓰던 머리망을 발견했다. 먼지가 다 내려앉은 머리망을 보니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병원에서 간호사는 머리망을 해야 했다. 대학 때 실습을 나갈 때도 항상 준비물로 까만 리본이 달린 머리망을 챙겼는지 꼭 확인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도 의사를 포함해 병원의 다른 직군들은 머리모양이 자유로웠기에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사실 저 머리망이 잘 고정이 될 것 같지만 뛰어다니면 머리가 삐져나오고 흐트러져서 한 번씩 다시 묶어야 한다. 보통 실삔을 여러 개 꽂아 놓기도 했다. 그래도 다시 묶어야 하는 건 마찬가지이다. 머리망을 안 해도 되는 머리는 짧은 쇼트커트 머리나 짧은 단발머리였다. 그래서 대학 마지막에는 안 하던 단발머리도 하고 다녔었다.


너스캡을 쓴 모습으로 그려진 간호사 이미지 (출처: pixabay)

이제는 머리망 대신 하나로 묶고 다니도록 허용하는 병원이 많아졌다. 그러고 보면 더 옛날에는 간호사들이 너스캡을 썼었다고 한다. 아직도 인터넷에 간호사 이미지를 검색하면 너스캡을 쓴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출처: pixabay

너스캡은 이렇게 옛날 간호사 그림에도 등장하는 걸 보면 역사가 깊기는 한 것 같다. 그래도 이제는 한국도 미국도 안 쓰는 너스캡이 아직도 간호사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이 재밌기도 하지만 부정확한 정보가 퍼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간호사에 관심을 더 가져줬으면(?) 하는 느낌도 든다.


미국에서도 머리모양에 대해 에세이를 쓰고 매체에도 기고했던 대학원 동기가 있었다. 그 친구는 의사였는데 흑인이었다. 미국에서도 머리망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깔끔한 머리를 하도록 요구하는 모양인데, 흑인의 머리카락 특성상 그렇게 전형적인 머리를 하려면 가발을 사서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비용도 들고 가발도 당연히 비용에 따라 질이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그 친구는 인종과 생물학적 특성을 고려해서 머리 모양도 조금 더 유연하게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한국에서만 살아서 잘 몰랐던 사실이었는데 내용을 들으니 그 주장이 공감이 되었다.


아무래도 한국도 외국도 병원은 보수적인 분위기의 직장인가 보다. 그래도 한국도 점점 변하고 있는 걸 보면 앞으로 머리에 대한 규정이 더 자유로워질 수도 있을지 궁금해지긴 한다. 더 자유로워지는 다음 단계는 아마 펌이나 염색, 액세서리, 손톱 등을 더 자유롭게 허용하는 것이 아닐까. 위생에 신경은 써야 하지만 머리와 복장에서 어느 정도 간호사의 개성을 더 인정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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