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의 손길
갓 태어 나서 엄마의 손길로 모유를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났고 아버지의 아낌없이 주신 손길로 정서적으로 안정을 갖고 무럭무럭 자라
났다
학교를 다니면서 선생님의 따스한 손길로 지식을
쌓아 가고 친구들의 손 길로 우정을 쌓아 갔었다
숙녀가 되어 사랑하는 이의 손길로 인생의 절정을
누리며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아이들의 손길로 다시금 감사와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6년 전 유방암으로 수술하던 날
겁 많던 나는 마취로 고통을 못 느낀다지만 몸에 칼이 들어가고 실과 바늘로 살을 꿰매는 상상을 하니 무섭고 두려워했었다
수술 침대에 누웠는데 간호사가 나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묻는다
나는 대답 후
" 선생님 너무 무섭고 겁나요"
간호사 선생님이 내 손을 꼭 잡아 주셨다
내 딸처럼 가늘고 보드라운 따뜻한 손이었다
그때 그 간호사 선생님의 손길을 잊지 못하고
있다
이름도 몰라 칭찬 글도 못 올려 아쉬웠고 수술대
위에서 마취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얼굴도 볼 수 없었다
오늘 난 또 다른 따뜻한 손길을 느껴 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주기적으로 맞는 눈의 주사
이제는 병원에 갈 때는 깨끗이 세수 후 적은 양으로 스킨과 로션만 바르고 간다
유분이 얼굴에 있으면 씻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수술실 간호사 선생님은 남자분이시다
가운을 입혀 주시고 마스크를 주시고 머리에 헤어캡을 씌워 주신다
내가 여자다 보니 머리가 길어 깔끔하게 캡 안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데 그 손길이 따뜻하고 섬세하시다
5번째 맞는 주산데 오늘따라 그 손길이 감사하게 느껴지면서 6년 전 수술실의 따뜻한 손길도 다시금 생각나게 한다
주사를 다 맞은 후 두 손을 맞잡고
안정을 취할 수 있게 소파까지 데려다주신다
처음엔 민망했는데 잘 안 보이는 시야로 넘어질 수
있어 도와주시는 것이다
나이를 먹고 병원을 다니면서 의료진의 따뜻한
손길로 인해 불안한 마음이 안정되곤 한다
그들에겐 직업의식 일 수는 있지만 불안하고 두려운 환자한테는 너무 따뜻함을 느끼게 해 준다
의사 선생님을 돕는 간호사 선생님이지만 오늘은
되러 그 따뜻한 손길이 더 존경스럽게 느껴지고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드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