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작년 11월 딸아이는 대한독립이 아닌 자신의 독립을 그리도 외치더니 집을 떠나 직장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갔다
아이를 지하철 역까지 데려다주고 오는 길 눈물이
아주 찔끔 났었었다
매일 전철역까지 태워다 주고 5000원씩 받으며 도시락을 싸주곤 했다
그러려면 늦어도 6시엔 일어나야 여유롭게 아침과
도시락을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일을 안 하니 너무 편하기 시작했고 가끔 집엘 오면 가져갈 밑반찬이나 국 등을 소 포장해 얼려 주곤 했는데
6개월이 채 되기 전
"엄마, 나 오늘 집 가도 돼?"
묻는다
"뭘 물어 오고 싶음 그냥 오면 되지"
그렇게 집엘 6월 초에 들어왔다
독립하고 처음 2개월은 좋았다고 그 후론 집에
다시 들어오고 싶었다며 그럼 다시 들어와 했더니
좋아한다
계약기간을 못 채우면 중개수수료를 내면 된다고 하니 너무 좋아하고 바로 부동산에 오피스텔을 내놓고 드디어 얼마 전 계약이 성사되 오늘 미리 이삿짐을 싸 왔다
남편과 미리 가서 냉장고를 비우고 1톤 트럭 기사님이 오셔서 짐을 같이 싸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다
" 아무리 짐이 없어도 다섯 박스는 나옵니다"
말씀하셨던 트럭기사님 정답이었다
더운 날씨에 땀이 눈을 가린다
집을 나갈 때 눈물이 눈을 가리더니 들어올 땐
땀이 눈을 가린다
이것도 이사라고 넘 힘이 들면서 정리 않고 살던
딸아이에게 혼잣말로 욕을 한다
" 이놈의 지지배, 으이구 "
잠시 후 "야아 옹" 카톡음이 울린다
딸아이의 톡 설정음 고양이다
미안하다며 엄마, 아빠에게 5만 원씩 보내왔다
참 눈치 빠른 딸이다
욕이 슬그머니 사라진다 5만 원 때문에
집에 오자마자 박스를 열어 거실 가득 풀어헤치고 정리 중 자장면과 탕수육이 배달 온다
딸아이가 주문해 준 점심메뉴다 이사 때는 중국음식이라고...
트럭기사님 더운 날씨 수고하셔서 1만 원 더 드렸다
이삿짐 트럭도 어디다 알아볼까 하다가 당근에서
찾으니 가까운데 사시는 분이고 연배도 비슷하시고
친절하셨다
이삿짐과 정리할 게 많을 걸 보니 아이는
"엄마, 이젠 독립한다고 나가는 일은 없을 거야
내 머리끄덩이를 잡히는 일이 있더라도"
비싼 인생경험을 했노라며
"엄마, 아빠도 나 때문에 좋은 경험 했지?"
한다
어이가 어디 갔을까?
"어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