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
작년부터 이맘때가 되면 현관 문고리에 걸려있는 단감
처음에는
'누가 갖다 놓았지????'
머리를 굴려본다
며칠 전 우연히 만나 내가 시래기를 줬던 10층 엄마인가???
아님 앞집 아줌마신가???
적어도 서로 연락처가 있는 분이라면
문자라도 남길 텐데 쪽지도 문자도 없다
며칠 지나 우연히 마주친 청소여사님
감 맛있게 먹었냐고 물으신다
혹시나 농약으로 찝찝했는데 내 마음이 읽혔는지
"걱정 말고 먹어도 돼요"
하신다
항상 나와 아이들을 만나면 반갑게 웃어 주시며
아들에게 아는 척을 해 주시는 여사님
이곳에서 27년을 사는 동안 제일 오랫동안 이곳을 깨끗하게 해 주시는 여사님이다
아파트에 심긴 감나무를 이 맘 때면 경비아저씨랑 딴다며 내 생각이 나서 문고리에 걸어 놓으셨다며
올해도 어김없이 문고리에 걸어 놓으셨다
이웃 간 인사도 잘 안 하는 요즘에 먹을 거를 나누는
이웃이 있고 나를 챙겨 주시는 여사님이 계시니 각박한 세상만은 아닌 것 같다.
아파트 단지안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달렸지만
그건 감이 아닌 정情이었다.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