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학(韓藥學)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인체(人體)를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 본 것이다. 즉, 인체 어느 한곳에서 질병이 발생하였다고하더라도 단순히 부분적인 이상으로 보지않고 전체의 흐름 속에서 파악하였으며, 여러 요인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하였다. 이러한 생각들은 우리 인체는 몸안에 있는 오장(五臟)을 중심으로 머리와 손발끝가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사상적 기반 위에 만들어졌다.
1. 평상시 몸 상태를 통해 오장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장의 동태적 평형관계(오행의 상생과 상극관계)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기본적인 생리대사다.
잠, 소화, 대소변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체질을 떠나 잘을 잘 자고, 소화가 잘되며, 대소변이 원활하면 오장의 상태가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소화력이 약하면 소음인이다.'라는 선입견은 왜 생겼을까?
그 내용은 사상의학의 장부편차에서 기인하였다.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서 정의하는 체질 중 소음인은 오장 중 비위의 기능이 가장 약하다(腎大脾小). 즉, 소음인은 태생적으로 오장 중 비장과 위장의 기능이 가장 약한 것이다. 이로인해 네가지 체질 중 소화기계 질병이 가장 많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상한론(傷寒論)』이후 현재까지 기존한약서에 기재된 한약 처방들을 분석해보면 소음인과 관련된 한약 처방이 가장 많다.
사군자탕, 육군자탕, 향사육군자탕, 삼출건비탕, 평위산, 향사평위산, 이진탕 등이 여기에 해당이 된다.
하지만 소화력이 약하다고 모두 소음인인 것은 아니다.
태양인도 소화력이 약할 수 있고, 소양인도 소화력이 약할 수 있다. 심지어 태음인도 소화력이 약할 수 있다.
태양인은 폐열로 인해 위완의 기능이 약해져서 음식을 토하는 열격반위증이 발생한다. 먹었던 음식물이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토하게 되는데, 태양인은 다른 체질에 비해 위장병이 오면 중병에 해당이 되므로 유의해야한다. 이를 치료하는 처방이 미후등식장탕이다.
소양인은 비장의 열로 위장병이 발생한다. 소양인의 위장병 특징은 바로 속이 쓰리고, 미식거린다는 것이다. 습열(濕熱)로 위장병이 발생하는 것인데, 양격산화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태음인은 폐의 기능 약화로 소화력이 떨어진다. 태음인은 선천적으로 간의 기능이 항진되어있고 폐의 기능이 약하므로 땀이 잘 나야 폐의 기능이 그나마 살아나게된다. 땀으로 인체 내부에 쌓여있는 습열이 배출되어야하는데, 그렇지못하면 인체 내부에 쌓이게 되어 소화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경우 태음조위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이렇듯 모든 체질에서 위장병이 발생할 수 있다. 임상에서 소화기계 질병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을때는 체질과 증상을 함께 고려하여 파악한 후 적절한 처방을 선택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