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생각하는 것

by 영상제작자의 일지


영상편집 작업을 하면서 늘 생각하는 것이 있다.


단순하게 가자

심플하게 가자


작년보다는 올해의 내가

어제보다는 오늘의 내가

조금씩 더 단순해져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나는 가슴이 뛴다.


아주 옛날 어린이였을 때, 명절이 되면 어머니께서 설빔으로 옷을 사주셨다. 한 번은 나에게 옷을 직접 고르라고 하셨다.


옷가게 여사장님께서 나에게 어울릴 몇가지를 추천해 주셨고, 나는 그 중에서 보라색 스커트, 흰 블라우스, 보라색 조끼 이 3가지로 구성된 쓰리피스를 선택했다. 어머니께서는 깔끔하고 심플한 원피스가 훨씬 예쁘고 잘 어울린다고 하셨지만, 나는 굳이 그걸 사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그 옷을 구입해서 잘 입고 다녔다. 내가 직접 고른 그 옷의 색감과 디자인은 지금도 생각이 난다.


그때 어린 내가 어떤 생각으로 그 옷을 골랐는지도 생각이 난다. 우리집은 경제적으로 넉넉치 않았지만 명절에 친척집을 방문해야 했기에 엄마는 특별히 우리들 옷에 신경을 쓰셨다. 마침 그 해에 이모가 일본으로 시집가게 되어 더 신경이 쓰였던 때였다. 그 옷가게는 신림동 시장에 있던 굉장히 큰 어린이 옷 전문점이었는데, 쓰리피스를 구입하면 지금 있는 옷들을 매치해서 두고두고 다용도로 입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단정하고 고급스런 원피스 한 벌로 사 입히고 싶으셨던 것 같다. 그 옷을 입고 일본 이모와 같이 찍은 결혼식 사진도 남아 있다.


그때 쓰리피스를 고집했던 나의 마인드는 없는 사람의 마인드 였던 것 같다. 그에 비해 우리 부모님은 경제적으로는 어려우셨지만 마인드는 부자들 있는 사람들의 마인드 셨다. 물건을 하나 사더라도 돈을 더 주더라도 좋은 것으로. 이왕이면 오래 쓸 좋은 물건으로 구입하셨다.


결국은 마인드의 문제였다. 선택은 마인드에서 나오고, 마인드는 생각의 수준에서 결정된다. 생각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복잡한 것에서 군더더기를 빼고 심플해지는 방향으로 간다. 영상편집 작업도 어떻게 심플하고 단순하게 갈 것인가의 연속이다. 올드머니룩도 명품도 단순하고 심플하게 진행된다.


나와 내 주변이 단순하고 심플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나는 내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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