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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딴방 Apr 20. 2022

35살, 이제는 겸손 따위

겸손하기보다는 당당해지자.

겸손은 '남을 존중하고 자기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태도'를 말한다. 이 태도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절대 나를 위한 행동은 아니라는 사실을 35살이 된 이제서야 깨닫는다.


상사가, 또는 집 안 어른이 나에게 칭찬을 하면 나는 늘 아니라고 말했다.

'아니에요...ㅎㅎ'

'아... 아니에요.'

왜 이렇게 바보같았을까?


일단 부정부터 하면 안된다. '네'라고 말해도 사실 그렇게 재수없게 들리지도 않을 것인데 왜 '아니라고' 굳이 부정을 했을까. 칭찬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리고 익숙하더라도 상대방이 나를 재수없다고 판단할까봐.


하지만 이렇게 앞으로는 말하려고 한다.

'네, 꽤 어려운 과제였지만 해냈습니다.' 그리고 차라리 이렇게 덧붙이려 한다.

'사실 ~이러이러한 어려움이 많았는데 팀장님께서 그때 이렇게 조언 해주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감사의 인사를 덧붙이면 재수없어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더붙인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다음에 이러이러한 프로젝트를 맡겨봐 주시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왜 이렇게 '겸손'이라는 미덕에 반기를 드는 것일까.


상사 앞에서, 팀원들 앞에서, 집안 어른들 앞에서... 겸손하지 않고 당당해야 그 사람이 위기를 느낀다. 나의 소중함을 안다. 그리고 내 가치는 더 올라간다. 이 순간 순간이 모여 내가 나를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가치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작은 한마디, 작은 행동이나 제스처 하나하나가 우리의 모든 모습을 완성시킨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35살인 내가 내 모습을 지켜보니 나는 상대방 앞에서 간혹가다가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경향이 있었다.

'내가 요리를 못해서',

'내가 미적 감각이 없어서',

'내가 애교가 없어서'...

나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며 상대를 높게 평가한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싶었을 뿐인데, 오히려 상대방은 나를 부정적으로 보기 쉽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다.


내가 하는 말들 중에 나 자신을 높게 평가하고 나 자신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는 느낌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가 없었다. 우리의 뇌는 우리가 모르는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무의식 속에서 이러한 것들이 쌓여 어느 순간 나는 내가 무얼 잘하는지, 무엇을 통해 가치 있다고 평가받는지, 무엇에 재능이 있는지를 쉽게 잊게 되었던 것 같다.


이제 나는 누군가가 나를 칭찬하거나 긍정적인 피드백을 줄 때, 이렇게 말해보려고 한다.

'네, 노력 많이 했습니다.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줄 거라고 믿는다. 긍정적인 자아상이 만들어지는 시간들이 쌓여 다른 무언가를 시작할 내적 동기가 탄탄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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