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자주 들려오는 말이 있다.
“인생은 기브 앤 테이크야.“
“돈을 그렇게 내는데 아웃풋이 있어야지.“
“육아는 아이템빨”
어느 정도 선에서 다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더 중요한 가치에 대해서 가벼이 여기는 쉬운 마음만 남는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아버지로부터 늘 아래와 같은 말을 듣고 자랐다:
“내가 조금 손해보는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관계가 건강한 관계다.“
“다른 사람 늘 배려해야한다.”
‘돈’보다도 사람 간의 진정한 소통, 관계가 더 중요하고 가치 있다고 믿었던 시절이 분명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비싼 육아템이 없으면 마치 아이를 키울 수 없는 것처럼, 돈 내는 만큼의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으면 마치 그 교육이나 시간은 소용 없는 것처럼 여기는 시대가 되어버렸다는게 슬프다.
비싼 육아템보다 우선으로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일것이고, 기꺼이 아이를 위해 시간을 내서 자주 스킨십 해주고 눈 맞추며 웃어주는 것이 아닐까. 사랑의 언어를 아이에게 전해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이 세상도 살아갈만한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훨씬 값진 것이라 믿는다. 그 마음으로 아이를 키운다면 분명 그 아이는 세상의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고 사랑의 마음으로 타인을 바라볼 수 있는 깊고 넓은 바탕이 생겨날 것이다.
얼마 전 직장 동료가 아웃풋이 명확한 영어 유치원을 찾고 있다고 했다. 놀이식 영유를 보내놨더니 돈이 너무 아깝다는 것이다. 학습식을 보내야 아웃풋이 확실해서 부모들이 만족한다는 이야기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들어봤을거다.
모든 부모가 영어 유치원에 같은 금액을 지불하지만 아웃풋은 너무나도 다르게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타고난 언어를 받아들이는 감각과, 성향과 기질의 차이, 성별의 차이도 있을 것이며 얼마나 간접적으로 영어를 접해왔는지의 차이, 영유를 가기 전에 아이가 보냈던 시간들의 차이, 집 안 환경의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아웃풋을 따지고 보았을 때 아이마다 꽃이 피는 시점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금액을 내고 영유를 보내더라도 누군가는 몇 달 후에 바로 말을 시작하고, 누군가는 조금 더 그 시간들이 쌓여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학원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획일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아웃풋을 내게 하기 위해 때론 강압적으로 (많은 양의 숙제로) 푸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유 선생님들은 아이들 저마다 가지고 있는 개별적인 ‘특별함’이나 아이의 고유의 성향을 잘 관찰하고 이를 토대로 즐거운 배움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엔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학습식 영유 2년만 잘 다니면 수능 영어를 풀 수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원서로 볼 수 있다, 등의 아웃풋을 기대하고 영유를 보내게 되면 분명 그 시간들이 즐겁지 않을 것이고 아이에겐 독이 될지 모른다. 기대치는 낮추는 것이 좋고, 아이들마다 자기 속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돈 만큼의 아웃풋이 나오지 않는것 같더라도 조급해하지 않을 수 있는 부모의 단단한 마음이 중요할 것이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이가 영어로 즐겁게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 영어로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컨텐츠를 마음껏 누리고 세계를 무대로 꿈을 키우길 바라는 마음, 더 나라가 글로벌 무대에서 당당하게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마음이 아닐까. 즉각적인 아웃풋에만 몰두하는 것보다 영어를 수단으로서 즐기다 보면 결국 그 시간들이 쌓여 영어 1등급 받는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유연한 마음이 우리 부모들에게 필요할 것이다.
인스턴트 커피를 마실 것이냐 생두 로스팅부터 공들인 핸드드립 커피를 마실 것이냐. 즉각적인 아웃풋보다도 중요한 것은 얼마나 그것이 긍정적으로 차곡차곡 내 안에 깊이 쌓이고 있는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