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일반 유치원으로 돌아갔을 때 아이는 해방감을 맛보며 진심으로 매일 즐거워하며 등원하기 시작했다. 가기 싫다는 말은 일절 하지 않았다. 꾸역꾸역 다니는 듯했던 영유와는 정말 다른 모습이었다. 아이의 입에서
“아침 자유 놀이 시간이 기대돼!“
“밥도 훨씬 맛있어!”
“오늘 체험 학습 간다 예~!”
이런 말들이 나왔을 때 비로소 나도 안도할 수 있었고 우리의 결정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아이가 비로소 활짝 웃으며 신나게 생활하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좋았다.
일반유치원에서의 자유 놀이 활동과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이 얼마나 아이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성장시키는지, 내적 동기를 강화하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주는지 그 어마무시한 효과에 대해 알게 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이는 밝아졌고, 하고싶은 것, 좋아하는 것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런 환경에서 접하는 여러 탐구 활동, 미술 활동, 체육시간과 간단한 수 그리고 한글 쓰기 활동을 통해 영유에서보다 더 많이 습득하고 체화해내는 것 같았다. 매달 가는 체험 학습을 기다리고 다녀와서는 조잘조잘 이야기를하고, 친구와 의미있는 놀이와 활동을 하면서 아이의 자신감과 자존감이 자라나는것 같았다. 스케이트장에 체험 학습을 다녀온 후로 스케이트가 타고 싶다며, 스케이트를 배우게 해달라고 했을 때는 굉장히 반가웠다. 무언가를 하고싶다고 배우게 해달라는 말을 인생 처음 한 것이어서.
영유를 계속 다녔더라면 자신이 무엇을 해보고 싶다는 내적 동기를 느껴볼 수 있었을까.
친구들과 즐겁게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을까.
경험과 체험을 통해 배움의 즐거움을 알 수 있었을까.
일반 유치원으로 옮긴 후 매일 몇 장씩 해치워야하는 숙제도 없고, 매주 보는 스펠링 테스트도 없다.
즐거움 없이 앉아서 억지로 학습하는 것도 없고 매주 평가받고 내 위치가 어디인지 확인 받고 속상할 일도 없다.
중학생-고등학생이라면 즐겁지 않아도 앉아서 해내야할 공부나 숙제의 분량이 있을 것이다. 그때가면 피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친구와 비교하게되고 감당해야하는 스트레스가 생길 것이다. 그러나 아직 내 아이는 만 6세이고, 앞으로의 배움이나 학습에 있어서 지금 잠시 영어 학습을 멈춘다고해서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니다.
아무쪼록 나는 이번 기회에 제대로 내 아이의 성향을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었다. 남들 눈치도 보이고 결정을 내리기까지 참 두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뭐든 탈 나지 않도록 아이의 성향에 맞게, 아이의 수준에 맞게, 아이의 내적 동기를 잘 챙기며 가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내 아이는 뭐든 즐겁게 자유롭게 접하고 받아들일 때 배움이 시작되고 생각이 확장되고 내적 동기가 생긴다는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