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지 않으려다 잃는 것들

정말로 손해란 무엇일까?

by 시더루츠

서점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늘 베스트셀러 코너다. 요즘은 사람들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그 자리에 놓여 있다는 생각이 든다. IT 서적은 유행이 너무 빠르고, 소설은 다 읽어야 알 수 있지만, 인문·심리학 서적은 시대의 집단적인 고민을 드러낸다.


얼마 전 눈에 들어온 책은 『다크사이드 심리학』이었다. 목차를 훑어보니 가스라이팅, 심리 조작, 유인과 함정... 한마디로 당하지 말라, 손해 보지 말라는 메시지였다. 그 옆에는 니체와 쇼펜하우어의 책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요즘 사람들의 마음은 명확하다. 내 것을 지켜야 한다, 손해 보지 않아야 한다, 이득을 취해야 한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조차 “회식에 안 가니 회식비를 달라”는 풍자가 더 이상 농담이 아닌 현실이 되었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손해에 민감해졌을까. 근대 이후 자본주의와 유교 문화가 뒤엉켜 한국 사회는 기형적인 구조를 만들어왔다. 회사와 가정, 개인에 이르기까지 누군가를 착취하거나, 반대로 지켜내야 하는 역사가 반복되었다. 손해 보지 않으려는 마음은 결국 불합리한 구조 속에서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몸부림이기도 하다.



동시에 우리는 이제 공동체 속에 묻어가는 세대에서 벗어나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며 살아가려 한다. 그러나 아직 익숙하지 않기에, 안정과 자율 사이에서 부딪힌다.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마음도 그 갈등의 산물이다. 중요한 건 손해 자체가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길이 무엇인지 아는 일이다.



손해를 피하려는 마음, 이득을 얻고자 하는 마음속에는 결국 사랑과 결핍이 얽혀 있다. 그 마음을 인정하고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손해조차 과정이다. 그 과정을 통과할 때, 나는 조금씩 단단해지고, 나만의 뿌리를 내려간다. 결국 잃는 것이 곧 얻는 것이며, 그 길 끝에서 비로소 나 자신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