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움은 결국 따뜻함이 된다

아메리카노가 건네는 작은 위안

by 시더루츠

한여름에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 매일 출근하듯 들르는 카페에서 나는 오늘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고른다. 땀을 흘리면서도 아아보다 뜨아가 좋다.


순간의 고요함을 즐기고 싶어서다. 커피 향을 맡으며 긴장을 풀고, 천천히 음미하고 싶어서다. 가끔은 마음에 드는 예쁜 머그잔에 담겨 있는 커피를 볼 때면 기쁨은 두 배가 된다.


커피를 마시며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 정적인 흐름은 머릿속을 정리해 주고, 마음을 따뜻하게 열어준다. 이 사소한 의식을 지키며 나는 충분히 멍을 때린다. 순간의 멍은 지친 몸과 머리를 온전히 쉬게 하고, 비운 자리에는 긍정과 기쁨,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행복이 들어온다.


이 순간만큼은 태산 같은 걱정이나 불안도 나를 침범하지 못한다.


그것들은 잠시 멈춰 서서, 마치 나의 티타임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듯하다. 그러나 뜨거움이 따뜻함으로 변해 가는 동안, 그 부정적인 감정들조차 결국은 나를 이해하고 알게 해주는 마음으로 바뀐다. 따스함은 나의 몸을 데우고, 마음을 녹이며 풀어준다. 나는 나에게 어떤 따스함을 매일 건네고 있을까. 그 따스함은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 주변으로 번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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