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마음을 이끄는 법
한 주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태극권 클래스가 끝이 났다. 마지막 날임에도 아침엔 귀찮아서 침대에서 빈둥거리다가 나갔지만, 막상 끝나고 나니 이상할 만큼 아쉬움이 남았다. 항상 밝고 긍정적인 선생님은 마지막 시간에 나를 소개하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첫날엔 동양인이라 혼자 뻘쭘했는데, 5일간의 수업 동안 다른 사람들과도 웃고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러워졌다.
처음에 다닐까 말까 망설였던 시간이 무색하게도, 이번 한 주는 정말 값진 시간이었다. 몸과 마음을 정돈하고, 동작 하나하나를 따라가며 나는 움직임 속에서도 고요함을 잊지 않았다. “릴랙스, 릴랙스.” 선생님이 매번 말하던 그 한마디가 아직도 귓가에 남는다.
나는 사실 몸치에 가깝다. 운동 신경도 별로 없고, 구기 종목도 잘하지 못한다. 게다가 얼마 전엔 발목 인대를 다쳐 세 달 동안 거의 걷지도 못했다. 그런 나에게 태극권은 무에타이보다 더 어울렸다. 너무 격하지 않으면서도, 몸의 감각을 되찾고 몸과 가까워질 기회였다. 아직은 초보지만, 태극권의 동작들은 섬세하고 유기적이다.
선생님의 밝은 에너지가 전해졌는지, 수업이 끝난 뒤 한 시간 동안 이유 없이 웃으며 걸었다. 팔과 다리가 서로를 느끼고, 위와 아래가, 왼쪽과 오른쪽이 조화롭게 움직이면서 몸과 마음이 다시 정렬되는 느낌이었다. 마지막 날 배운 ‘음과 양’을 상징하는 자세를 따라 해 보며, 나는 이 수련을 한국에서도 이어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쉬운 건 나만이 아니었던 듯하다. 선생님은 “언제 또 올 거냐”라고 물으셨고, 나는 웃으며 “아마 세 달 후쯤요”라고 답했다. 그때 선생님이 영국 출신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중국에서 배우신 거냐”라고 묻자, 그는 옛날에 중국인 스승에게 배웠다고 했다.
태국에서, 서양 사람들이 동양의 무술을 배우는 풍경 그 자체로 신기했다. 그 매력은 아마도 ‘고요한 강함’에 있는 듯하다. 태극권은 근육을 키우진 않지만, 머리를 맑게 만든다고 한다. 느린 동작과 호흡으로 감정을 조절하고 자율신경을 균형 있게 다스리기 때문이다. 명상이 마음을 위한 것이라면, 태극권은 몸을 위한 명상일 것이다.
나를 이 길로 이끌어 준 모든 인연과 환경, 그리고 도전한 나 자신에게 감사한다. 오늘의 고요함이 오래도록 내 안에서 움직이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