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유정 Nov 22. 2022

디지털 시대인 지금, 나는 누구일까?

나, 그리고 너를 사랑하는 사람

  우리는 삶에 대해 저마다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문화에 따라, 기술의 발전에 따라, 개인이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른 모습을 띈다. 나의 방향성 또한 이러한 것들의 영향을 받았다. 나는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방식에 대하여 디지털 시대에 걸친 인간관계의 특성을 토대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문화와의 연결을 통해서 형성되는 관계적 자아와 이상적 자기

  우리는 여러가지 관계에서 영향을 받는다. 축구 동아리에서는 단합하여 상대편을 이기고자 하는 문화가 있고, 개인은 그것에 동화되어 축구 연습을 할 것이다. 만약 교회를 다닌다면 예수를 믿고 따르는 문화에 영향받아 깊은 믿음을 가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길어져 나의 일상이 될 때 우리는 그 문화의 일부분을 정체성으로 받아들인다. 즉, 개인이 그가 속한 문화에 따른 관계적 자아를 형성하게 된다. 현대의 기술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현시대에서 우리는 수많은 문화와 연결된다. 그리고 동시에 스스로를 문화와 연결하는 행동을 유도당한다. 우리는 이렇게 개방된 미디어에 따라 마주하게 된 문화의 사람들과 소통함으로써 정체성을 구성한다. 이 때 우린 너무 많은 문화와 연결되어 시도조차 해보지 못할 이상에도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자신과 너무 다른 이상과 만나 스스로의 기준과 가치를 믿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연결된 문화의 과다로 분열된 다중자아

  이는 자기자신 뿐만 아니라 그가 소중하게 여기는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스로의 가치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그가 추구하는 가치를 사랑하여 모인 관계 또한 믿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개인은 대부분의 관계에서 소외된다. 언뜻 보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관계에 속해있지만, 실제로는 어디에도 속해있지 못한 개인들이 탄생한다. 이 각각의 소외된 개인은 어느 한 집단에 속하기 위하여 미디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이를 따라가기 위해 자신이 중요히 여기는 가치보다는 사회, 문화,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게 된다. 이에 따라서 더 많은 문화와 연결되고, 결국 그는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쌓여있는 자신의 이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문화를 통해 받아들인 정체성들이 통합되지 못하였기에 나타난 스스로의 다중자아를 발견할 것이다.


문화와의 건강한 연결: 정체성의 보존과 타인에 대한 사랑

  그렇다면 이러한 위험성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 이는 결국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자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연결된다. 나는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나는 흡수가 빠른 사람이다. 나에게 들어오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계 없이, 그것을 더 알아감과 동시에 모든 것을 수용하려 노력한다. 그렇기에 문화와 내가 연결될 때 나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나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요소까지 받아들인다. 그러나 나를 부정하는 정보의 수용은 결국 스스로를 파괴한다. 나를 파괴하는 일보다는 나를 지키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이 만들어가는 미디어가 더 아름답다. 그렇기에 나는 나를 탐색하고, 그렇게 찾아낸 나의 정체성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관계맺고 있는 사람들 또한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고 싶다. 나의 가치가 나에게는 옳을 수 있지만, 타인에게는 옳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다름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이고자 한다.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내가 사랑하는 가치를 말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정보추가적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 그리고 그들을 알아가는 과정을 거쳐 종국에 다다라서는 그들의 바뀌지 않을 핵을 사랑하는, 즉 사회적 침투로서의 관계를 맺는사람이 되고 싶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는 또다른 과잉 연결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때가 온다면 나는 이것을 즐겁게 받아들이고자 한다. 이것은 나에게 고통일 수 있음과 동시에 내가 타인이나 문화와 동떨어져있지 않다는 증거 또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이 미디어와 접촉하고, 문화와 상호작용하며 살아간다. 이를 피하지 않고 나와 타인을 더 잘 알아갈 수 있는 기회로 여긴다면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듦과 동시에 그 플랫폼 자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유튜브 뮤직, 힙한 힐링의 속임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