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가 밝았으나

여전히 나는 나일뿐

by 도토리


정돈되지 않은 마음이 이리저리 흩뿌려진다. 진심들은 갈 곳을 잃고,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자신에 대한 끝없는 환멸을 데려온다. 거울 속에 서 있는 초라한 내 모습. 지리멸렬한 일상들.


그럼에도 잃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어 심연에서 불안과 회피를 건져 올린다.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다가, 다시 하고 싶지 않아 지는 흔들리는 시계추. 이 불안이 아이에게 전가될 때마다 나는 무너진다.


사람들은 시간을 분절해 어제와 오늘을 단절시키라 하지만, 나는 안다. 나는 어제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달라질 수 있는 건 마음이다. 마음이 몸을, 몸이 정신을 지배하는 이 묘한 관계들 속에서 나는 겨우 존재한다.


거창한 목표나 원대한 포부 같은 건 없다. 나이가 들수록 새해는 그저 숫자일 뿐이다. 태어났으니 살아가고, 존재하니 숨 쉬는 삶. 배고프니 먹고, 졸리니 잔다. 하지만 삶이 정말 이것뿐일까.


내 심연에는 끝없는 불안과 회피가 있다. 흥미라는 건 바람처럼 코끝만 간지럽히고 스쳐 지나갈 뿐이다. 파도처럼 널뛰는 파동을 원했으나 정작 내 삶은 잔잔한 호수 속의 물안개 같다. 이제는 내가 무엇을 원했는지조차 모르겠다. 답을 잃어버렸다.


그래도 묻고 싶다. 나라는 인간은 무엇에 웃는가. 의무 없는 몰입은 어디에 있는가. 가족과 별개인 나라는 존재는 어디에 부유하고 있는가.


내가 분노하는 지점들, 아주 찰나라도 즐거워하는 지점들. 어쩌면 그곳에 나의 정체성이 있는지도 모른다.


의미없는 안락함에 머무르고 싶지 않은 마음. 거창한 존재이유가 아닌, 나의 존엄에 대한 반사신경을 찾고 싶은 마음. '의미'가 있는 삶을 살고싶다는 강렬한 욕망.


내 감각이 선명해지는 찰나를 찾고 싶다. 지리멸렬한 이 삶에서 재미라도 느끼며 살면 좋겠다.


그게 올해의 목표다. 아니, 이 허무를 버텨내려는 나의 가장 치열한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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