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대로 vs. 체계적으로

이상 vs. 현실 / 마음 vs. 몸

by 세라비

매일의 패턴. 하루를 마무리할 때 다음 날 해야 할 일을 정리하면서


내일은 무엇을 해야 한다.


라면서 리스트를 적어 놓는다.

워낙 바빠졌기 때문에 (바빠서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한데, 이건 다른 글로 써 봐야겠다.) 적어놓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너무 쉽다. 폰에 메모도 하고, 따로 다이어리도 구매했다.


그냥 목록만 만드는 걸로 끝나지도 않는다. 순서까지 필요하다.


출근하면 A부터 우선적으로 하자.

A를 몇 시까지 하고 B로 넘어가자.

C는 점심 전에는 해 봤자니까 오후에 하자.

D를 내일 할 수 있을까?


등등 내일의 정리를 다 해 놓아야 오늘이 끝이 난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이렇게 정리를 다 해 놓아야 내가 '오늘'이라는 날을 놓아 보낼 수 있다.




어찌어찌 충전을 하고 새 아침이 밝아서 새 날을 시작하려 한다.

당연히 어제 세워둔 계획 목록을 쭉 본다. 급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문제는 없다. 사실 급한 일이 생겨도 별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 일은 언제 어디서 생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일부러 그 시간도 좀 비워놓으니까.


그래서 웬만하면, 계획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이 계획이 지켜지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계획은 곧잘 무시되고, 나는 그냥 되는 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일 처리를 하고 있다.




스트레스 엄청 받아왔다.

이게 왜 이럴까, 틈만 나면 이유를 분석해 봤다.


다시 얘기하지만, 계획에는 문제가 없다. 이미 수백 번 피드백을 줬고, 그걸 다 반영해서 계획을 세웠다.

지키지 못하면 받을 스트레스까지 다 고려해서 계획을 세웠다.


그러면 성격적인 특징인가? 그냥 계획 세우는 것만 좋아하는 건가?

이것도 아닌 것 같다. 계획 세우는 것만 좋아하면 그게 지켜지든 말든 상관이 없어야 하는데 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거든.


타의에 의한 계획 어긋남인가?

그것도 아닌 것 같다. 긴급 / 비상 / 예상외 상황 다 고려했다.

그리고 누가 간섭하지 않는데도 되는 대로 일을 할 때가 참 많다.


정확한 이유를 알고 싶은데 알기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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