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성당 가는 길
쇳내 닮은 서늘한 새벽냄새는 코 끝을 간지럼 태우고 밀도 높은 축축한 바닷바람은 두 볼에 흔적을 묻히네 손끝을 스치는 굵은 모래는 두 사람의 소리 없는 함박웃음을 자아낸다
천천히 천천히 빈손으로 천천히
그들은 밝아오는 하늘빛에 밀려 마을안길로 향한다 살금살금 젖은 바람에 춤추는 청보리 따라 흐른다 낮고 검은 돌담 따라 발자국 흔적도 없이
천천히 천천히 가방도 없이 천천히
아무도 없는 색색깔의 눈부신 빛깔 아래서 나는 눈을 감고 손을 모으고 기도한다 어설픈 손동작과 함께 괜스레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무문을 연다 입구에 천 원 한 장을 두고서
천천히 천천히 빈손으로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