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맛

by 안벼리

제주오일장 한쪽 귀퉁이에서 만난

여리디 여린 제피순


조심스레 잘게 뜯어

아끼던 집간장에 재워두면


며칠밤이 지나

달콤한 검은빛이 쨍한 향기 잠재우고

부드러운 봄맛을 가져온다


갈색 한 점

밥 위에 올려두면

청량한 향기가 도망간 입맛 데려오네


쿰쿰하고 구수한 자리젓

끝맛이 알싸한 열무김치

깔끔한 겉절이

푹 고운 수육에 티끌만큼 올려 먹으면

어느새 텅 빈 유리병 속 제피순


그리운 제주를 닮아 잊지 못할

푸르고 화사한

봄맛, 제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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