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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무경 Apr 29. 2024

안녕 헤이즐(The Fault in Our Stars)

사랑의 이야기 [영화]

헤이즐 그레이스 랭커스터는 똑똑하고 신랄한 인디애나폴리스의 십대 소녀이다. 헤이즐은 열 세 살 때에 갑상선암에 걸려 온갖 화학 치료를 받았지만 암이 폐에까지 전이 되어 버렸다. 거기에 더해 수술의 부작용으로 폐렴에 걸려 폐에 물이 차오르는 지독한 고통 끝에 죽기 일보 직전 까지 이르러 이미 중환자실에서 엄마와 한 번 이별을 했지만 이후에 새로 개발된 실험 약품인 항암제 '팔란키포'의 임상 대상이 되었다.


천만다행으로 대부분의 암환자에겐 별 효과가 없었던 팔란키포가 헤이즐에겐 효과가 있었고. 팔란키포로 암과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며 열일곱 살이 될 때 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주기적으로 폐에 차오르는 물을 빼야 하고, 호흡을 보조하는 작은 산소 탱크를 차고 다녀야만 제대로 숨을 쉴 수 있다. 그래서 그것을 수레에 실어 끌고 다니는데 산소 탱크에서 나온 관이 코로 연결되어 산소를 불어넣어 준다.


잘 살아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좀 십대처럼 지내봐라”는 엄마의 말에 헤이즐은 평범한 10대 소녀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 “엄마, 암환자들 모임이 아니라 클럽에 가서 술 마시고, 대마초 피우고 그러는 거 그게 바로 평범한 십대의 삶이야.”라고 대답한다.



열일곱 살의 겨울, 하루의 대부분을 집안에서만 보내는 헤이즐을 우울증이라고 생각한 헤이즐의 엄마는 그녀를 성공회 교회에서 열리는 암 환자 지원 단체인 서포트 그룹에 참석하여 친구를 사귀어 볼 것을 제안했다. 종교적 색채가 강한 서포트 그룹은 헤이즐에겐 아주 우울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었고, 특히 서포트 그룹의 강사를 맡은 패트릭의 말들은 헤이즐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슬슬 히스테릭이 폭발하려던 찰나. 마호가니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17살의 매력적인 훈남 어거스터스 워터스(거스)와 17세의 아이작을 만나게 된다. 아이작은 곧 눈 수술을 하게 되겠지만 장님이 된다고 한다. 거스는 한쪽 다리가 의족인 골 육종 환자다.


서포트 그룹이 끝나고 서로 밖에 서서 대화를 나누면서 헤이즐은 손질하지 않아서 엉킨 머리에, 허름한 청바지랑 티셔츠 차림의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거스를 발견한다.


"왜 그런 식으로 날 쳐다보는데?"


"왜냐하면 네가 예쁘니까. 난 예쁜 사람들을 보는 게 취미인데, 얼마 전부터 삶의 단순한 기쁨을 부정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거든."


잊히는 게 두렵다는 거스는 수류탄이 되어 남의 인생에 끼어드는 것이 싫다는 헤이즐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헤이즐도 어거스터스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모임 후, 거스는 헤이즐을 자기 집으로 초대하며 두 사람은 친해진다. 헤이즐이 집으로 가기 전에 두 사람은 서로의 추천 소설을 읽기로 한다. 헤이즐은 어거스터스에게 《장엄한 고뇌(An Imperial Affliction)》를 권했고 어거스터스로 부터는 게임 만화 《새벽의 대가》 를 추천한 뒤 각자 추천해 준 책을 다 읽고 연락하기로 약속한 후 헤어진다.

《장엄한 고뇌》는 피터 반 호텐'이라는 네덜란드계 미국인 작가가 지은 소설인데 암에 걸린 사춘기 소녀인 애나가 주인공으로, 애나와 헤이즐의 처지가 비슷한 점이 있었다. 헤이즐은 이 소설을 굉장히 좋아하며, 말하거나 생각 할 때 마다 《장엄한 고뇌》를 곧잘 연관 지을 정도다. 


《장엄한 고뇌》의 주인공인 애나의 상태가 점점 더 악화되어가는 와중에 애나의 어머니는 '네덜란드 튤립 맨'이라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굉장한 부자이고, 암 치료에 대한 괴상한 아이디어를 지닌 네덜란드 튤립 맨이 애나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막 시도하려고 하는 순간 '그런'하는 뜬금없는 결말로 소설이 끝나버린다.


헤이즐은 많은 논란을 일으킨 이 결말을 삶이 이토록 갑자기 끝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문학적인 결단으로 보고, 그러한 이유로 《장엄한 고뇌》를 굉장히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것만큼이나 '소설의 이후'를 굉장히 궁금해 한다. 어거스터스 역시 책을 읽었지만, 갑자기 끝에 맺어진 이상한 결말이 궁금해진다.


 이에 헤이즐은 《장엄한 고뇌》의 출판 후 작가인 피터 밴 하우튼에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수차례 편지를 보냈지만 묵묵부답. 반 호텐은 장엄의 고뇌 이후로 다른 작품을 쓴 적도 없고 네덜란드로 가버린 이후로는 대중 앞에 나선 적도 없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틀어 박혀 버려, 그 이후 소식이 없다고 어거스터스에게 설명한다.


몇 주 후, 어거스터스는 헤이즐에게 인터넷을 통해 밴 하우튼의 비서인 리더비히를 통해서 밴 하우튼과 이메일을 주고받았다고 전한다. 그러자 헤이즐은 밴 하우튼에게 이메일로 《장엄한 고뇌》의 모호한 결말에 대해 묻는다. 작가는 소설의 이후에 대해서 말해 줄 순 없지만 네덜란드에 온다면 직접 만나서 소설의 이후에 대해서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거란 답장을 보낸다.


헤이즐은 어머니 프래니에게 암스테르담에 가도 좋은지 물었다. 허나 헤이즐의 가족은 네덜란드에 갈만한 여유가 없었고. 아동암환자의 소원을 한 가지 들어주는 지니 재단을 이용해 볼 수도 있었지만 헤이즐은 이미 디즈니랜드에 가는 것으로 티켓을 사용해서 불가능한 형편이었다. 이에 어거스터스는 지니 재단에 부탁하여 자신의 소원 티켓을 이용하여 헤이즐과 함께 네덜란드에 갈 수 있도록 암스테르담 행 비행기 티켓을 구해 헤이즐을 놀라게 했다.


여행 며칠 전, 헤이즐의 몸 상태가 악화되어 중환자실로 보내지게 되었다. 당초 헤이즐 의료팀은 암스테르담 행에 난색을 표했지만, 설득 끝에 허락을 했다. 헤이즐과 어거스터스는 암스테르담에 도착했고, 밴 하우튼으로부터 예약을 받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였다. 식사 도중, 어거스터스는 헤이즐에게 고백했다.


"내가 왜 미국을 떠난 줄 알아? 그러면 미국인들과 다시는 만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야. 끔찍한 실수가 있었다고, 위대한 반 하루튼이 수사학적인 만남을 말했던 거지 진짜를 말한 게 아니라고. 그런 제안은 상징적으로 읽어야 하는 거라고 말이야."


허나 기껏 찾아간 피터 반 호텐은 메일 교환을 해 준 친절한 작가가 아니라 제멋대로의 성격에, 알콜 중독자에, 이해 못할 형이상학적인 말을 마구 지껄이는 정신 나간 노인네였다. 사실 이 만남 자체가 비서인 리더비히가 반 호텐이 자신의 독자들을 만나 자기가 쓴 글의 가치를 확인하고 나면 지독한 병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꾸며낸 것'이었다. 


밴 하우튼은 리더비히의 행동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분노한다. 그리고 허구에 불과한 자신의 소설의 결말의 의미를 알고 싶어 하는 헤이즐을 비웃고 헤이즐의 건강 상태를 조롱했다.


리더비히는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어거스터스와 헤이즐을 무시하고 폭언을 하는 반 호텐을 보고 전전긍긍하고 어거스터스는 반 호텐의 태도에 충격을 받고 말을 잃었으나 헤이즐은 이에 굴하지 않고 반 호텐이 손에 든 술잔을 쳐 내리며 '소설의 이후'를 묻는다. 하지만 반 호텐은 끝끝내 대답하지 않았고. 결국 비서인 리더비히는 눈물을 보이며 비서를 그만두겠다고 화를 내는 등 오랫동안 기다려온 작가와의 만남은 그렇게 우울하게 끝이 난다.


어거스터스와 헤이즐은 이제는 전 비서인 리더비히의 사죄 겸 안내로 안네 프랑크가 숨어 있었던 집을 구경하러 간다. 엘리베이터 없이 가파른 계단만이 있는 그 집은 헤이즐이 오르기엔 무척 힘든 곳이었으나. 헤이즐은 주위의 제지를 신경 쓰지 않고 힘겹게 계단을 올라 맨 꼭대기 층까지 다다른다.


죽을 것 같은 폐를 달래며 한 숨 돌리고 나서 안을 둘러보는 두 사람. 어린 나이에 죽은 안네 프랑크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안네의 아버지 오토가 말하는 비디오가 흘러나오는 화면 앞에서 사랑을 느낀다. 여태까지 헤이즐은 어거스터스를 좋아하면서도. 자신은 수류탄이고 언젠가 터져서 가까이 있는 사람을 해칠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와의 신체적인 접촉을 거부해왔었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스스로가 어거스터스를 원함을 절실하게 느껴왔는데 어거스터스도 그녀에게 다시 한 번 고백을 하자 두 사람은 로맨틱한 첫 키스를 한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관광객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가랑비를 맞으며 호텔로 돌아온 둘은 침대에서 처음으로 섹스를 하면서 사랑을 재확인한다.


허나 이 행복은 그렇게 오래 이어지진 않았다. 다음 날 어거스터스는 네덜란드에 오기 전에 검사를 해봤는데 '암이 다시 나타났으며 이번엔 온 몸에 전이'되었다는 사실을 헤이즐에게 전한다.


네덜란드에서 인디애나폴리스에 돌아온 뒤, 어거스터스는 투병 생활에 들어간다. 임상 대상이 되어 실험적인 약물 치료도 받지만 어거스터스는 중환자실로 보내지며 죽음이 가까운 것을 깨달았다. 헤이즐은 어거스터스가 복용하는 약물이 익히 들어본 이름이라는 걸 알고 효과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상태가 악화되어가는 어거스터스. 헤이즐은 매일 같이 어거스터스네 집으로 찾아가서 시간을 보낸다.


어거스터스는 자신의 생전 장례식에 눈 먼 친구 아이작과 헤이즐을 불러 두 사람은 사전에 적은 추도사를 낭독했다. 헤이즐은 밴 하우튼의 소설을 인용하며, 어거스터스와 함께하는 짧은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어거스터스는 8일 후, 세상을 떠난다. 헤이즐은 지독한 슬픔과 짜증나는 장례식을 지나 가족과 함께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 그 와중에 어거스터스가 지나가는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자신을 위해 '소설의 이후'를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허나 그 글은 어거스터스의 컴퓨터, 책장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고. 그가 마지막까지 누워있던 병실에서 그가 썼었을 공책을 발견하지만, 공책은 백지였으며 무언가 적혀있었을 앞의 몇 장은 찢겨나간 채였다.


헤이즐은 글의 내용이 무어가 됐든 어거스터스가 자기가 쓴 글을 피터 반 호텐에게 건냈을 거라고 생각하여 리더비히에게 메일을 보냈고. 예상대로 어거스터스는 마지막으로 쓴 글을 반 호텐에게 부쳤던 것이었다.


리더비히의 강권으로 어거스터스가 쓴 글을 읽은 피터 반 호텐은, 그 편지를 아무 수정도 하지 않고 고스란히 헤이즐에게로 돌려보낸다. 글의 내용은 어거스터스가 반 호텐에게 헤이즐을 위한 추모사로 쓸 수 있게 수정해 줄 것을 부탁하며 '헤이즐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쭉 정리해 놓은 내용이었다.


상처를 받을지 안 받을지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누구로 부터 상처를 받을지는 고를 수 있어요. 

난 내 선택이 좋아요. 그 애도 자기 선택을 좋아하면 좋겠어요.


헤이즐은 편지를 읽고, 어거스터스를 기억하며'나도 좋아'라고 되뇌인다.                


[출처] 안녕 헤이즐|작성자 참대 charmd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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