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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무경 Apr 29. 2024

어웨이 프롬 허

사랑의 이야기 [영화]


어웨이 프롬 허 

 “우리 결혼하면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요?”


청혼하는 그녀에게 즉시 그러자고 대답한 그.


그녀에게 생명의 환한 광채가 느껴졌단다. 그럴 수 있겠지 겨우 18세였으니. 새순이 울라오는 듯 한 기운이 그녀 주변에 넘쳤겠지.


함께 이야기 한다. 뭐든. 감추거나 숨기지 않고.

함께 산책을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함께 식사를 한다. 매일 매일…………

함께 책을 본다. 잠들기 전 남편은 그녀에게 오딘의 [아이슬란드에서 온 편지]를 읽어 준다.


남편은 교수였다. 젊고 아름다운 여학생들이 주변에 널려 있었고 그중에는 죽기까지 그를 사랑한 여학생도 있었다. 많은 유혹이 있었지만 그녀를 떠나지도 않았고 그녀를 버리지도 않았다. 그들은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내지 않았다. 함께 스키를 탄다, 할강 보다는 크로스 컨추리. 그들의 삶도 크로스 컨추리 스타일이다.


결혼 후 44년이나 함께 살아오며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노부부 피오나(줄리 크리스티 분)와 그랜트(고든 핀센트 분). 생명의 광채가 넘쳤던 그녀에게 알츠하이머란 병이 찾아 왔다.


불이 환하게 켜진 큰 저택의 수많은 방에 불이 하나 하나 꺼져 가다 마침내 저택이 어둠 속에 잠겨 버리는 것과 같은 병이라고 한다.


최근 기억부터 사라진다.


후라이팬을 냉동실에 넣는다거나 와인을 와인이라 부르지 못하거나 편지를 우체통에 넣어야 하는 걸 모르고 극장 안에 불이 났을 때 어디에 전화해야 하는지 생각나지 않고,


피오나의 기억이 조금씩 사라져 하루는 길을 잃고 헤매다 겨우 찾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결국 피오나는 그랜트를 위해서 요양원으로 떠나기로 결심을 하고, 그랜트는 가지 말라고 말리지만, 그래도 그녀는 기품 있게 죽고 싶은데다가 남편에게 짐이 되기 싫어 요양원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요양원으로 떠나는 날, 피오나는 어디 나들이 가듯이 옷을 차려입고 나간다. 그리곤 남편에게 자신을 찾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기억을 서서히 잃어가는 피오나를 요양원에 입원시키면서 안심 못 하는 남편 그랜트에게 더욱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환자들의 적응을 위해 일단 환자가 입원한 후 30일 간 동안은 보호자의 방문을 불허한다는 알츠하이머 전문 요양원의 규칙이 그것이었다.


그랜트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떼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돌려 집으로 향한다. 부부는 결혼 후 처음으로 떨어져 지낸다.

그의 불안은 현실로 나타난다. 한 달 후 찾아갔을 때 피오나는 남편을 감쪽같이 잊어 버렸을 뿐만 아니라 요양원에 있던 다른 남자인 오브리를 사랑하고 있었다. 자신을 기억 못하는 아내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그랜트는 치매에 걸린 피오나를 위해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게 하기위해서 노력을 부단하게 해보지만, 피오나는 기억을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그랜트는 그저 바라보기만 할뿐 환자이기에 어떻게 다른 방법이 없어서 답답할 뿐이다. 그래서 간호사와 상담을 한다. 여기서 젊은 시절 대학교수로 재직할 때 아내를 속이고 저지른 불륜관계에 대해서 말하면서 

이에 대해 

그는 혹시 아내가 자신에게 복수를 하려고 일부러 자기를 기억하지 못하

는 척 하는 건 아닐까 라는 의심도 해 보는 등 많이 당황해 하면서


자신이 벌 받는 거라고 간호사에게 털어놓게 된다


이제 아내는 모든 것을 오브리와 함께 한다. 함께 카드 게임을 하고, 그의 휠체어를 밀어주면서 함께 산책을 하고 그가 울자 “울지 마. 내 사랑!“ 하면서 달래주며 함께 이야기 한다.


그렇지만 그랜트는 아내에게 자기를 인식시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끊임없는 인내심으로 무장한 채 꾸준히 요양원을 방문한다.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아내를 서글프게 바라보는 그랜트의 눈에는 그저 아내에 대한 사랑과 회한만이 가득하다. 그리고 대상이 누가 되었든 사랑하므로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아내를 다행으로까지 여기는 깊은 사랑을 슬픈 눈빛을 통해 애절히 보여준다.


남편은 힘에 부치도록 그 남자를 위해 온갖 수발을 다 들어 주고,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헝클어진 머리를 한 그녀의 모습에 가슴 아파 하면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그녀를 찾아간다.


그녀를 포기 하지 않고, 그녀 곁을 떠나지 않는다. 그의 이러한 처절한 사랑에도 아랑곳없이 피오나는 그랜트를 전혀 남편으로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보여주는 그의 관심에 버거움을 느끼던 중 오브리의 부인이 그를 요양원에서 퇴원시켜 집으로 데려가 버린다. 그녀를 떠나는 건 사랑에 빠진 그 남자였다. 


오브리가 요양원을 떠나자 그녀는 자기를 두고 퇴원해버린 남자로 인해 낙담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그가 그려준 자신의 초상화를 벽에 붙여놓고 그것만 바라보며 상실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절망에 빠져 점점 병이 깊어 가는 그녀. 그랜트는 아내의 기분전환을 해 주려고 20년간 살았던 집으로 데려오나 거의 효과가 없다. 집으로 데려다 달라는 그녀를 요양원으로 보낸 후 상심에 차 있는 피오나를 위해 그랜트는 중대한 결심을 한다. 그녀의 사랑을 되찾아 주기 위해 오브리의 집으로 찾아가 그의 부인 마리엔에게 자신의 아내인 피오나가 그녀의 남편이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리고, 집안 사정 때문에 오브리는 집으로 돌아가기에 이른다.


피오나가 오브리를 잊어버리리라 생각했던 그랜트는 오히려 오브리가 없어서 피폐해진 피오나를 보면서 더욱 괴로워한다. 그래서 다시 오브리를 병원으로 부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오브리를 들여보내기 전에 피오나에게 모든 상황을 설명하려고 병실에 들어간다.


들어가자 짧은 순간이지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피오나가 자신을 기억하는 것이다. 남편이 읽어 준 오딘의 [아이슬란드에서 온 편지]를 기억해 내고 남편에게 “ 당신은 자상한 남편이고 나는 운 좋은 여자야. 당신은 나를 잊을 수도 있었는데. 잊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어.” 하며 남편을 꼭 안아 준다.  


그랜트는 오브리에 대해서 아는 게 있냐고 물어보지만, 피오나는 애써 기억해 내지 않으려는 듯, “모르겠어.”라고 한다. 그리곤 당신은 날 버릴 수 있느냐고 물어본다.


그랜트는 단호하게 대답한다. “절대 안 돼.”        


[출처] 어웨이 프롬 허|작성자 참대 charmd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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