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무경 Apr 29. 2024

붉교의 지옥
시왕 제2 전(殿): 초강왕[楚江王]

저승, 천당과 지옥


시왕 제2 전(殿): 초강왕[楚江王] 

등활대지옥(한빙지옥) 전담

②죽은지 14~21일간의 일을 관장하는 명왕(冥王)


죽은 지 14일 만에 나하진이라 부르는 큰 강을 건너서 초강왕의 관청에 다다르는데 길을 인도하는 우두옥졸(牛頭獄卒: 소의 머리를 한 옥졸)은 어깨에 몽둥이를 메고 길을 재촉하는 귀신 옥졸은 손에 작살을 들고 있다고 한다.


초강왕 정에 가기 전에 삼도천이라는 내를 건너야 하는데, 그 건너편에는 두 늙은이가 기다리고 있다가 하나가 죄인의 옷을 빼앗아 건네주면 다른 늙은이가 옷을 받아 옆에 있는 나무에 건다.


첫 번째 늙은이는 죄인의 옷을 빼앗는다는 뜻으로 탈의파(奪衣婆)라 부르며, 두 번째 늙은이는 나무에 건다는 뜻으로 현의옹(懸衣翁)이라 부른다.


옷을 거는 나무는 의령수(衣領樹)라 부르는데, 옷의 무게에 따라 죄의 무게를 달아서 강을 건너는 삼도를 정한다고 한다. 또 《시왕찬탄초》라는 책에서 보면, 초강대왕을 만나러 가는 길에는 삼도 하(三渡河)라는 큰 강이 있는데 나루터가 세 개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며, 혹은 나하(奈河)라고 부르기도 한다.


맨 위에 있는 나루터는 물이 얕아서 무릎에 차지 않으므로 죄가 얕은 사람은 여기를 건넌다. 가운데 있는 나루터는 금, 은, 칠보로 된 다리가 있는데 선인만이 이곳을 건넌다.


아래에 있는 나루터는 악인만이 건너는 곳이다. 이 나루터는 물살이 화살같이 빠르고 물결의 높이는 큰 산과 같다. 파도 속에는 독사가 있어서 죄인을 다그치며 삼킨다. 또 위에서 큰 반석이 흘러 내려와서 죄인의 몸을 부수어 가루로 만든다. 죽으면 되살아나고 되살아나면 또 부순다.


물밑에 가라앉으려 하면 큰 뱀이 입을 열고 삼키려 든다. 뜨려고 하면 또 귀왕과 야차가 활을 쏜다. 이같이 큰 괴로움을 받으며 일곱 낮 일곱 밤을 지나서 건너편 기슭에 닿게 된다. 길을 이끄는 우두(牛頭: 소머리)옥졸은 어깨에 방망이를 쥐고 길을 재촉하는 귀신은 칼을 뽑아들고 있다.


우두가 뒤에서 쫓아와 방망이로 두들겨 때리면 귀신은 기슭에서 기다리다가 죄인을 들어올린다. 기슭 위에 의령수라는 큰 나무가 있는데 도깨비가 몰려와 죄인의 옷을 벗겨 빼앗아서 위에 있는 도깨비들에게 건네주면 곧바로 받아서 나뭇가지에 건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그려진 시왕도에서 초강대왕의 심판장면은 큰 기둥 위에 죄인을 묶어놓고 죄인의 배꼽에서 창자를 끄집어내는 장면, 목에 칼을 쓴 죄인 앞에서 판관이 두루마리를 펼쳐 놓고 읽는 장면, 지장보살과 동자가 합장을 하고 서 있는 장면, 칼로 죄인을 찌르는 장면 등이 묘사되어 있다.


이 중 죄인의 뱃속에서 창자를 끄집어내는 장면과 칼로 죄인을 찌르는 장면은 《지장보살본원경》에서 “야차와 악귀들이 어금니는 칼날과 같고 눈빛은 번개와 같으며, 손은 또 구리쇠 손톱으로 된 것들이 죄인들의 창자를 끌어내어서 끊기도 하고, 또 어떤 야차는 큰 창으로 찌르는데, 혹은 입과 코를 찌르고 혹은 배와 등을 찔러서 공중에 던졌다가 도로 받아서 평상 위에 놓기도 한다.”라고 무간지옥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초강대왕이 거느린 부하들: 대산왕판관(大山王判官)ㆍ대산재판관(大山宰判官)ㆍ도추로판관(都推盧判官)ㆍ대산양판관(大山楊判官)ㆍ나리실판관(那利失判官)ㆍ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ㆍ삼목귀왕(三目鬼王)ㆍ혈호귀왕(血虎鬼王)ㆍ다악귀왕(多惡鬼王)ㆍ주선동자(注善童子)ㆍ주악동자(注惡童子)ㆍ일직사자(日直使者)      


[출처] 시왕 제2 전(殿): 초강왕[楚江王]|작성자 예지한자



작가의 이전글 불교의 지옥 시왕 제1 전(殿):진광왕[秦廣[广]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