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와 기지 1
아실만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2300여년 전, 그리스에 프로타고라스(Protagoras B.C. 500?~430?)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인간이 만물의 척도"라는 말을 하여 특히 유명한데 참과 거짓, 옳고 그름(즉 진리) 등을 판단하는 기준이 확고부동하게 정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 속에서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그 당시 그리스에는 이처럼 진리가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문제는 말을 교묘하게 하여 상대방을 설득하기만 하면 된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들을 소피스트(궤변론자)라고 부른다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일이다.
당시의 그리스는 민주주의가 대단히 발달되어 있어서 정치가로 출세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기술(변론술)이 필요했는데 청년들은 이 기술을 소피스트들에게 배우게 되었고 그래서 유명한 소피스트들이 많이 출현했으며 프로타고라스는 그 중 가장 유명한 소피스트였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업적도 쌓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때 아테네에 에우아티우스라는 청년이 있었는데 그가 프로타고라스를 찾아와서 변론술을 배우기로 했다. 소피스트들은 이렇게 제자를 가르쳐서 얻은 수업료를 생활의 수단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에 거절할 리가 없었다.
스승과 제자는 수업료의 반을 배우기 전에 내고 나머지는 제자가 다 배우고 사회에 나가서 법정에 섰을 때 거기서 변론하여 이기는 경우에 한해 갚기로 계약을 했다.
에우아티우스는 스승에게 열심히 배워 사회에 나갔는데 얼마 안되자 곧 명성을 날리게 되었다. 그런데도 스승에게 나머지 수업료를 낼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아무리 독촉해도 반응이 없으므로 스승은 제자를 걸어 법정에 소송을 내었다.
스승이 제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아무래도 남은 수업료를 내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있다. 생각해 보아라. 재판을 하게 되면 너는 재판에서 이기거나 지거나 그 둘 중의 하나가 될 터인데 네가 재판에 지면 너는 그 판결에 의해서 수업료를 내지 않을 수 없고, 네가 만약 재판에서 이기면 맨 처음 약속, 즉 법정에 섰을 때 거기서 변론하여 이기면 수업료를 내기로 한 약속에 따라서 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시간 낭비하지 말고 지금 내어 놓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스승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제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수업료를 갚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만약 이 재판에서 이긴다면 판결에 의해서 수업료를 갚지 않아도 될 게 아닙니까? 그리고 만약 이 재판에 진다면 선생님과 맨 처음 맺은 계약에 의해서 수업료를 갚지 않아도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