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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무경 Apr 02. 2024

감정에 관한 논의  감정 발생의 요소

[1]  감정 발생의 요소

[목차]

1. 감정 발생의 요소

2 감정 발생의 둘째 요소인 의식

3 감정의 구분

4 감정의 구체적 유형



[1] 감정 발생의 요소들

필자는 감정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다음의 3가지 요소 ⸺[감성]과 [의식], 그리고 [정세]⸺ 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는 바이다.


[감성(感性)] 감정의 씨앗이다. 감정을 싹트게 하는 것이 감성이다. 

[의식(意識)] 감정의 거름이다. 의식은 감정을 풍부하게 하는 양분이다. 

[정세(情勢)] 감정의 밭이다. 대상으로서의 정세가 없으면 감정은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그 정세가 객관적일 필요는 없다. 정세가 실제이든 환상이나 공상 등의 상상이든 관계없이 의식이 지향되는 대상이면 족하다. 

    

감성 및 의식의 두 가지 요소는 감정 발생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지만 그러나 이것만으로 현실에서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감정이 표출되는 것은 아니다. 의식이 감성을 촉발시키는 요소이기는 하나 여기서 초드는 의식은 정신적 요소로서 기능하는 [의식성(순수 의식)] 일뿐이며 의식의 내용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식의 내용이 채워지지 않으면 구체적인 감정의 내용은 결정될 수 없다. 의식을 자극하여 감성을 촉발시키는 감정의 마지막 발현 요소는 환경적 사태들인 정세이다. 


모든 환경적 사태, 그리고 이것이 의식에 반영된 상태들을 통틀어서 필자는 [정세]라고 부른다. 그런데 정세는 무조건적으로 주어진 미지의 것은 아니다. 정세는 그 객체적인 실질이 어떠하거나 간에 주체의 주관에 의해 해석됨으로써 만이 의미를 얻는다. 객관적으로 똑같은 정세라 해도 이에 봉착하는 행동 주체로서의 의지자의 차이 ┈특히〘의식 체류처의식이 발 잘해 나가는 여정 중에 일시적으로 머무는 자리〙의 차이┈ 에 따라서 그 의미는 달라 보이는 것이다.      


이로써 감정을 발생시키는 요소들이 모두 밝혀진 셈이다.      

감정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감정의 주체인 생명체에게 감정의 촉발을 일으키는 수동적 기관으로서의 감성이 있어야 하며, 이 감성을 촉발시켜 반응케 하는 능동적 기관인 의식성이 구비되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의식성을 자극하여 생명체로 하여금 생존적 의미에 관한 의식의 내용을 형성케 하는 자극의 원천으로서의 정세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감정이란 다름 아니라 “의식에 반영된 정세에 대한 감성의 촉발”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물론 이 정의는 감정의 기제를 형식적으로 해명하는, 감정의 본질에 관한 외연적인 정의요 감정의 실질을 결정하는 본질적 내포적 정의는 정세를 인식하는 의식의 내용에 정초 되어 있으므로 감정을 내용과 형식에 디디고서 온전히 정의하기 위해서는 외계의 정세에 대한 의식적 내용의 성격을 해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감정은 역연령에 따라 분화되는가?

감정은 어린이가 자라면서 발달하는가감정에서의 의식의 역할 

감정을 체계적으로 고찰하기에 앞서서 먼저 이제까지 거의 상식화한 감정의 이론 가운데 하나인 감정의 발달론의 오류 한 가지를 지적해 보겠다.      

지금까지 감정에 관해 연구한 현대의 주요 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감정의 발달 이론에 따르면 대체로 성인(成人)들에게서 관찰할 수 있는 바와 같은 복잡한 온갖 감정들은 모든 사람들이 어린이로 태어나면서 선천적으로 간직하고 태어나는 일정한 기본, 또는 몇 종류의 1차적 감정이 어린이가 자라남에 따라서 다른 수많은 감정이 파생되어 분화하거나 결합하면서 발달해 나아가서 드디어 성인에게서 관찰할 수 있는 바와 같이 복잡한 형태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학자들마다 기본 감정의 목록을 작성했는데 두려움[공포(恐怖)]ㆍ노여움ㆍ분노ㆍ불안ㆍ슬픔 등은 거의 모든 학자들이 공통으로 열거하는 감정의 목록이다.

특히 브릿지스[(K. M. B. Bridges)]의 유명한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출생 당시의 젖먹이에겐 왓슨이 가정한 공포ㆍ 분노ㆍ애정의 세 가지 기본 감정보다 더욱 단순한 단 하나의 반응, 곧 단순한 흥분밖에 없다가 태어난 뒤 약 3개월쯤에 쾌(快)와 불쾌(不快)의 감정이 분화되며 태어난 뒤 5개월에는 분노와 혐오가, 그리고 7개월이면 불쾌 감정에서 공포가 분화되고 이어 10∼12개월 경에는 쾌감에서 애정과 기쁨의 감정이 분화되는 것으로 관찰된다. 


*Bridges. K. M. B. :Emotional Development in Early Infancy Child Develop(1932).    

  

결론이 이처럼 감정의 발달을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하고 있는 것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감정이 결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곧 역연령에 따라서 분화하거나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의 발달에 따라 의식에 부합하면서 이에 비례해 발달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력히 주장한다.


의식 지체자 또는 미약자[어린이 • 치매 환자] 등의 감정을 관찰하거나  문화에 차이가 있는 사람들이나 정세를 오인 착각할 때의 감정을 살펴보면 그 차이가 나이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지닌 정보를 이해하는 의식에 따라 달라짐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에 감정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분화하거나 발달한다면 나이가 같은 사람들의 감정 종류는 거의 다 같다는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어떠할까? 예컨대 나이가 같은 정상적인 사람과 의식이 지체되어 있거나 의식의 발달이 미숙한 사람은 그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종류의 감정이 나타날 것인가? 


정상인이란 무엇보다도 정세를 생존에 알맞게 판단할 줄 아는 사람이며 의식이 미숙한 사람은 정세 파악이 생존에 맞지 않게 파악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위기와 호기 등의 정세를 알맞게 파악하는 사람과 정세를 생존에 맞지 않게 의식하는 사람, 곧 정세를 달리 해석하는 사람이 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더 말할 나위도 없이 감정은 나이의 차이에 의해서가 아니라 의식의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요 의식의 발달에 따라서 감정의 종류가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글은 필자가 집필중인 [마음의 얼개 1] 정신의 기관 [감성] 글의 일부분을 옮겨 적은 것임.

오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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