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의 특징적인 여러 가지 현상
자존심의 현상은 매우 다양하지만 여기서는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적어본다. 사람들에게는 이 여러 종류의 자존심적 요소를 조금씩이라도 모두 지니고 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온건하고 당연한 자존심도 있지만, 매우 독선적이고 편파적(偏頗的)이어서 남을 피곤하게 하는 등 피해를 주는 일이 잦은 종류도 많다.
이러한 부정적인 자존심을 필자는 병적이라고 보고 [증(症)]이라는 끝말씨를 붙였다.
●속맘 자존심: 자기의 참맘을 담은 마음속이 지닌 참된 자존심
●겉맘 자존심: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낯*, 곧 체면치레용 자존심. 제시 본성에 따라서 자기의 참된 모습이라기보다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우월한 부분은 꾸미고 가꾸어 자기의 최소한 열등한 부분, 곧 결점은 감추고 나타내는 자존적 부분.
*낯[체면: 體面]치레: 체면이 서도록 꾸미는 일. 면치레.
[~체하다: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를 취하다] 남에게 열등함으로 여겨질 것을 걱정해 열등하게 의식되는 본래의 모습을 숨기고 그 반대로 우월한 태도로 거짓 꾸미는 것과 같은 거짓 태도를 취하는 마음.
여리게(약하게) 보이는 것이 걱정인 사람이 그것을 감추고 오히려 더 센체하거나 없는 사람이 있는 체하며 모르는 사람이 오히려 아는 체한다.
●[교만(驕慢)]
위에서 초든 바와 같이 자기의 우월함을 뽐내 보이려는 것은 자기 제시 본성에서 생기는 자존심의 현상이다.
다만 교만이나 오만 거만 등의 행동은 거의 모두가 다 싫어하고 미워하며 도덕에서도 비난하는 부정적인 행동이다.
●[봉아(奉我)]
자신이 무조건으로 위대하거나 높은 지위를 지니고 있다고 믿고 남들이 자기를 떠받들어 주기를 바라는 자존심. 우리가 흔히 공주병ㆍ 왕자병이라고 부르는 증상의 인물들이 대표적인 봉아증자들이다. 그러나 생물에게는 이와 같은 후천적ㆍ사회적 척도와는 무관하게 태어나는 순간 ⸺아니 태어나기 전부터, 곧 선천적으로⸺ 부터 자기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우월하게 여기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 이득을 좀 얻을까 싶어 모여드는 아첨배들에게 둘러싸여 헤어나지 못한다.
♣남이 자기의 존엄성의 실체를 알고 있거나 모르고 있거나를 돌아보지 않고 근거 없이 남에게 자기의 존엄성을 시인하기를 바라고 때로는 암묵적으로 강요한다. 이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폭력으로라도 관철시키려 한다.
봉아의 한 형태인 [위신(威信)]
자기의 체면이나 위신을 실제보다 지나치게 귀중히 여기는 증상. 예를 들어보자.
폴리네시아의 어느 추장은 자기 손으로 음식을 먹느니 차라리 굶어 죽는 길을 택했다고 한다. 추장의 입장에서는 자기 신하들이 밥을 먹여 주어야지 자기 손으로 직접 먹는 것은 위신이 서지 않는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또 프랑스의 어느 왕은 그의 옥좌를 옮기기로 되어 있는 담당관이 오지 않자 화로의 불꽃 앞에 묵묵히 앉아 있다가 치유될 수 없을 정도로 화상을 입었다고 한다. 자기의 능력으로 화로의 불꽃을 넉넉히 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는 것을 위신이 서지 않는 일로 여겨 죽을 듯한 뜨거운 불꽃인데도 이를 피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베블렌 《유한계급론》 정수용 옮김. 동녘 1983.7 15. 66P
●비쌔데기(츤데레)
자존심이 강해서 남에게 지기를 싫어하는 사람 가운데 남과의 소통 중에 상대의 의사에 순응하는 것을 자존심의 패배로 여겨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필자가 〘비쌔데기: 일본말로 ❴츤데레}〙라고 부르려는 이들은 자기의 의지가 결코 그에게 순응{순종 ∙ 복종}하는 것으로 오해되지 않을까 걱정하여 그렇지 않음을 알리기 위해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좋다는 표현을 감추고 오히려 그와 다른 듯한{좋아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우리말로 “비쌔다”고 하는 태도이다.
이들은 냉정한 사람들이 결코 아니다. 속으로는 좋아하면서도 내색하여 응하는 것이 상대에게 자존심상으로 지는 것으로 보일 걱정 때문에 이를 나타내지 않고 오히려 거꾸로 쌀쌀하게 대하는 것일 뿐이다. 이런 태도는 자존심이라기보다는 열등감을 드러내는 태도일 수도 있다.
●언기증(演技症)
기양[伎癢]이라는 낱말이 있다. 기양이란 자기가 지닌 재주를 쓰고 싶어서 마음이 근질거린다는 말이다. 언제나 자기가 중심이 되어 남의 이목을 끌고 이름난 사람이 되고 싶어 하며 매우 감성적 감정적인 특성이 있다.
자기 제시 본성에 지배되는 인간으로서는 자기의 용재가 우월하다는 맹목적인 자존심을 지니고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자기의 재주를 비롯한 모든 우월한 용재를 드러내 자랑하고 싶어 참지 못하고 안달한다. 동창회 모임에서 새로 맞춰 입은 드레스 • 새로 산 다이아몬드 반지를 과시하려 하며, 향상된 성적표 • 성형 수술을 새로 해 몰라보게 예뻐진 얼굴 • 승진 • 유명 인사와 만난 경험이 있거나 아는 것 등을 빨리 지인에게 자랑하고 싶어 한다,
남과의 비교 우위를 차지하려는 경쟁심과 〘맞잡이〙에 대한 시기심이 강하다. 이러한 시도가 채워지지 않으면 거세게 반항하고 심해지면〘심술증〙으로 바뀌어 남을 해코지하기도 한다.
이처럼 자기를 드러내기 위한 본성에 따라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에 대해 남의 사랑을 받으려는 욕망은 먼저 남의 관심을 끌어모으려는 욕망으로 나타나며 남의 시선을 끌려고 꾸며내는 연기로 나타나게 된다. 연기는 선명성과 매력을 위해 과장하며 동정심을 꾀하거나 다양하게 변화한다. 이런 현상은 이미 학계에서 많은 연구가 되어왔다. 바로 [히스테리] 증상이다.
*중국 전국시대의 협객인 형가와 고점리의 고사인 [기양불감]에서 축(筑)의 명인인 고점리가 지니고 있던 심리이다.
●패승(覇勝)
남에게 그의 열등함이 겉으로 드러나서 받게 될 치욕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어떻게 해서든 경쟁이나 논쟁에서 이기려 하는 자존심. 게임에서 진다든가, 말다툼에서 밀린다든가, 일상의 모든 일에서 자기가 잘못한 일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우긴다.
이들은 지고는 분해서 못 사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남보다 못하다 • 남에게 진다는 사실은 자기 부정(否定)의 의식이요, 자기 생존의 무의미함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잘못하거나 지는 일을 억지로 저지하려다 보니 무리가 오고 오히려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완고(頑固){외고집(외固執)}
자신의 능력에 결함이 없이 자기가 얻어 들인 견해만이 완벽하다고 믿는 망상증. “내 주장은 늘 타당했어.” “내가 틀릴 리 없어.” 등 이치에 어그러지는 이유를 대서라도 자기의 잘못을 합리화한다. 특히 한 번 믿었던 선입견에 빠져 사실관계를 돌아보지 않고 그 잘못을 고치지 못한 채 고집을 부리는 비합리적인 주장자.
자기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알아도 이를 인정하는 것이 자기의 위신이 떨어지는 일이 되므로 인정하지 못하고 자기의 신념에 따라 자기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꿋꿋이 지켜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기질이다, 그러나 옹고집이나 완고증은 이러한 이성적 신념과는 아주 다른 기질이다.
완고증은〘본능〙적 자존심의 무조건적 지지이기 때문에 비합리적이고 맹목적적이다. 옹고집이 일어나는 계기는 남과의 시비를 다툼에서 자기의 주장이나 견해만이 타당하다고 우기는 태도이기에 시비의 대상이 누구인가가 중요하다. 외고집쟁이라고 막무가내로 자기의 타당성을 고집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자기가 상대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시인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여겨질 때 상대의 주장을 일부러 꺾어서 자기 아래에 두려는 태도이다.
따라서 자기보다 우위에 있다고 믿어지는 사람의 주장엔 고분고분 따르고 지지한다. 그러나 자기보다 아랫자리에 있는 사람, 적대적인 사람, 밉거나 싫은 사람 등의 주장이나 견해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이 그러한 부정적인 존재의 종(노예)이 될 수는 없다는 자존심 때문이다. “하던 일도 멍석 깔아주면 안 한다.”
●지배욕(支配慾) 지배증
힘과 세를 이용하여 남의 의지를 자신의 영향 아래에 놓고 부리려는 성격으로 2가지 형태가 있다.
처음에는 자기의 의지력이 남에게 통하는가 아닌가를 시험해 보려고 남을 위협하거나 폭력을 사용해 본다. 성공하면 의기가 양양해지면서 몹시 기뻐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실현시킨다.
또는 힘 대신 유혹 • 세뇌 • 최면 • 카리스마 등 정신적 기교를 이용해 남의 의지를 은근히 교묘하게 조종하여 자기의 이기심을 충족시키려는 증세.
●완벽성(完璧性).
우월성에 따라 자기의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여기거나 실수하거나 실패하지 않고 완벽하게 해내려는 성벽. 조금의 잘못도 결코 받아드리지 않으려 한다. 이런 성격이 우월성과 결합하여
ⓐ자기의 아주 사소한 잘못이라도 저지르면 자신에 관해 매우 큰 수치심을 느낀다. 대개는 이러한 오류를 은폐하려고 하지만 일부는 이를 감추고 숨기려는 자신의 도덕성 자체를 혐오하면서 감추는 대신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 결의한다. 감춘다는 일 자체를 혐오하기 때문이다.
ⓑ오류를 범하는 자신을 괴로워하며 학대한다.
이런 성벽을 지닌 사람은 잘못을 저지르면 이를 반성하여 고치려 하므로 그를 발전시킨다. 다만 자기가 완벽하다는 주관적 맹신이 실상과 어긋난다면 그런 완벽성은 병적인 증상{완벽증}이다.
곧 자기가 선천적으로 존엄하고 우월하다는 몰각적 맹신에 빠져있는 자존적 완벽증은 자기가 모든 분야에서 우월할 뿐만 아니라 모든 일을 실수하지 않고 완벽하게 해 낼 수 있다는 망상일 뿐만 아니라 이 증상에 따라 자기가 완벽하다는 점을 남에게 강요하려 하고 이를 무시하거나 부인하는 대상에게 폭력을 사용하거나 욕설을 퍼부어 보복하려 한다.
●부정증(否定症: 자기애의 반대에 대한 복평(覆評))
사람들은 자기의 잘못을 한사코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자기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은 첫째 자기에 관한 완전성과 완벽성의 부정으로 이해되고 나아가 자기 존재의 부정, 곧 자존심에 반하여 의식과 감성 모두에게서 부정적인 평가로 인한 부정 감정이 부풀어지기 때문에 지극히 하기 싫은 것이다.
둘째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선례가 되어 뒤에 자기를 옹호할 수 있는 터무니(근거)를 잃어버리고 늘 자신의 잘못을 시인해야만 하는 사태를 맞게 될 걱정 때문에 일부러 자기 잘못을 시인하지 않으려 한다.
●준아증(準我症)
자기의 행동이 모든 사람의 표준적인 사유이거나 규범일 것으로 여기는 증상. 예컨대 강이는 커피를 마실 때마다 “이 커피 맛이 왜 이래? 이것도 커피야? 이 커피는 너무 달아. 이 커피는 크림이 너무 적게 들어갔어.” 하면서 불평한다.
“커피 맛은 내가 가장 잘 알지.”라면서 자기의 입맛에 맞지 않는 커피는 진정한 커피가 아니라고 우긴다.
낭이는 자기보다 돈을 더 쓰는 사람을 낭비가라 매도하고 자기보다 돈을 덜 쓰는 사람을 인색하다고 비난한다. 다른 모든 일에도 자기의 의견이나 주장이 인간의 표준이며 법도라고 고집한다. 지독한 자기 중심주의이다. 이러한 경향도 자존심의 병적인 경향이다.
●자홀증(自惚症{자기도취증(自己陶醉症) {나르키시즘(Narcissism) 또는 나르시시즘} 자기의 용재, 특히 외모를 아주 우월하게 여겨 “자신이 리비도의 대상이 된다.”는 정신분석학적 용어로 자기 자신에게 강하게 애착하는 심리. 자기애(自己愛)라고 번역된다.
자기의 용재를 존엄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정도를 넘어 자기 용재 밖의 남의 용재나 용질을 전혀 인정하지 않으려는 완고한 자기본위의 증세이다.
자홀증의 두 가지 형태
ⓐ정신적 자홀형: 스스로의 주관적 자존감을 중시. 그래도 남이 자신의 존엄성을 무조건 알아주기를 바란다.
ⓑ신체적 자홀형: 남에게 겉으로 드러나는 점을 중시. 자기가 남에게 예쁘지 않게 드러나는 것을 도저히 견딜 수 없다.
자기애적 인격장애
자기애성 인격 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NPD)는 자기애를 넘어선 정신적 장애다. 미국 정신의학회 매뉴얼에 의하면 NPD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 남들에게 감탄의 대상이 되려는 과한 욕구, 끝없는 성공 권력 아름다움의 환상에 대한 집착, 비판에 대해 무관심 굴욕 분노 등 반응을 보이는 것 등으로 정의된다.
미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인구 중 약 6%가 NPD를 가지고 있고 남성에게 더 흔하다. 나르키시즘을 조기에 알 수 있는 15가지 경고 신호도 발표되었다*. *http://www.snuh.org/
위에서 거론한 여러 증세는 자존심의 특징으로 이 특징이 사람에 따라 따로따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런 특성들을 타고 나는 것으로써 자존심은 바로 이러한 무조건적ㆍ맹목적 우월성이며 병적 증세이지만 정상인과 이들 증세는 거의 비슷해서 가려내기가 지극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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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자존심의 현상에는 그 반대의 현상인 복평(覆評)이 따른다
[자기 제시의 우월성에 입각한 해석]
자기의 우월 제시는〘심리계〙에 처해 있는 인간들의 본성이지만 경쟁이 극심한 현실 세계에서 다른 사람들을 뛰어넘어 상대적으로 우월한 〘용질〙의 존재가 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은 유명하게 되어 늘 드러내 보일 기회를 엿보고 그러한 행동에 힘을 쏟아붓기 위해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인 경쟁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은 패배하여 좌절을 맛보게 된다. 그렇지만 결코 본성적인 제시 의지가 시드는 것은 아니다. 제시의 적극적인 행동의 실현이 현실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맹목적ㆍ무조건적으로 자신의 우월함을 고집하는 것이 본성인 생명체, 특히 인간은 자신이 우월하다는 [본능적(?)]인 심정을 포기할 수 없다.
자기의 제시 욕구가 성공적으로 달성되어 가는 사람들은 물론 실패가 계속되는 사람들이라도 자신에 대한 자존심을 버리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자기방어 심정이 있다는 점에서는 다름이 없다. 자신에 대한 자존심의 포기는 결국 생의 포기이다.
따라서 성공한 사람이든 실패한 사람이든 사람들의 일상에서 언제나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심리적 현상은 자기 자존심의 보존과 자기 자존심에 상처를 주거나 받는 일을 꺼려 비켜서려는 심성이다. 그리고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대표적인 행동은 그 사람을 경멸하거나 조롱하거나 무시하는 일이다. 모두 그 대상을 열등 평가하거나 아예 그 존재 자체를 눈 밖에 내친다는 의미를 지닌다.
남이 자기의 존엄성의 실체를 알고 있거나 모르고 있거나를 돌아보지 않고 근거 없이 남에게 자기의 존엄성을 인정하기를 바라고 때로는 암묵적, 명시적으로 강요한다. 이것이 충족되지 않는 것은 자기 존재의 부정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러한 자기애의 심정이 거부되면 폭력으로라도 상대를 제압하고 강압적으로 굴복시켜서라도 자기애적 의식 상태를 관철하려 한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곧 사과하려 하지 않는다. 자기 비하를 참지 못한다.
몸을 죽이는 것만이 [살인]이 아니다, 남의 저존심을 심하게 헐뜻어 낮추면 [명예살인]이 되며 명예살인 역시 남을 죽이는 일이다.
➁자존심을 나타내는 방식들
남을 골리거나, 흉을 본다. 거들먹거린다. 자기 의지가 먹히나 먹히지 않나를 시험해 본다(층샛돌). 의기양양 기고만장. 동정 거부. 센 척. 과시욕 뿜뿜. 준아증. 안하무인. 유아독존. 열등한 꼴은 보일 수 없어. 열등하게 들어남 결코 못참아.
●자존심의 변화
태어나면서 선천적으로 지니는 자신이 존귀하다는 의식, 곧 자존심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에 의해 변하기 마련이다. 반성적 의식을 지닌 인간들은 이성에 따라 주관에만 머물지 않고 객관적인 평가에 따라 공평하게 판단하려고 한다. 곧 낫고 못함[우열]을 알려고 한다. 그런데 우열은 언제나 남과의 비교에 의해서만 규정된다.
그 결과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는 점이 믿어지면 이때 자존심은 [자부심]으로 바뀌고 자신이 남보다 열등하다고 믿어지면 자존심은 [열등감]으로 바뀐다.
③철없는 자존심
자존심은 자부심과 달리 객관적 ⸺여기서의 객관적이란 그의 용재의 우열에 관해 남과의 비교 평가 없이 맹목적인 주관에 따라 주장하려는 점에서의 객관성을 가리킨다⸺ 근거[根據: 터무니] 없는 막무가내의 자존심이다. 그런데도 남에게 자기의 자존심을 강요하는 것을 필자는 [철없는 자존심]이라고 부른다.
철없는 자존심은 위의 자존심에서 초든 [ ⸺증(症)]적 자존심이며 따라서 어린이의 철없는 떼씀과 같이 터무니없이 자기를 존중해 달라는 무리한 강요일 수 있다. 이래서 철없는 자존심은 남에게 폐해를 주며 지나친 주장은 철없는 자존심임을 넘어 열등감의 반영일 수도 있다.
①자부심의 뜻
요사이 보통 자존감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자부심〙은 [자긍심]이라고도 부르며〘맞잡이〙들과의 단순한 직관적 비교, 또는 공정하고 공평한 경쟁에서 자기의 가치나 능력이 객관적인 근거로 분명히 인정되어 상당한 정도의 우월성을 지니고 있다고 여겨 자기를 믿고 자랑으로 여기는 마음이다.
자부심에는 객관적 자료가 없어서 비록 주관에 지나지 않지만 자기 스스로 굳은 믿음을 지닌 자기에 관한 가치관 • 이상 등의 뒷받침을 근거로 하는 자부심이 있고 자기가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는 가운데 쌓아온 학교 성적표 포상 경력 자격증 현재의 지위 등의 객관적 자료들에 따른 자부심이 있다.
자부심이 강한 사람은 나에 대한 남의 비평에 대해 귀를 기울이기는 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처에 별 영향은 받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자기의 실력에 대해 정도껏 관찰하고 평가해 둔 바에 의한 자신감[자기 믿음]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존심을 버리고 자부심을 지니기 위해서는 참고 견디는 힘이 있어야 한다. 남의 어떠한 악평이나 무시에도 흔들리지 않을 줏대가 없으면 지키기 어려운 것이 자부심이다.
➁자부심의 지표
자부심의 내용은 자존심의 내용과 거의 같다. 다만 좀 더 자기에 관한 믿음이 확고하고 따라서 유혹에 잘 흔들리지 않으며 주체성이 강하다.
♣생존을 다른 것에 의하지 않고 자기의 의지로부터 자기 스스로 영위하려 한다. 곧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의존하여 영위하지 않으려는 독립 정신이 강하다. 곧 자율성이 남다르다.
자신의 일은 자신이 결정하고 책임지려 한다. 경제적으로도 자립하려 한다.
♣자기의 주관적 • 상대적 • 특수적 • 우연적인 사유 방식에 따른 자의적 판단과 추리 등으로 인한 의식의 편향과 편향 확신 등의 오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다.
♣용재 상으로는 정신적인 독립심, 신체적 독립심, 재화 상[경제 상] 독립심.
♣자기 발전의 샘밑이 된다. 자존심과 자부심이 든든하면 자기를 드러내 보이거나 발전시키려 할 때 자신감이 높아 그것이 자기를 발전시키려 할 때 거리낌 없이 밀고 나가는 힘이 된다.
♣공자의 군자와 소인 설명처럼 말한다면 자부자(自負者)는 군자. 자존자는 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