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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무경 Apr 15. 2024

남자들은 결혼하면 연애때와 달라지나요?

네이버 지식인에서의 어느 여성의 질문, 그리고 이에 대한 필자의 답변

[네이버 지식인에서의 어느 여성의 질문, 그리고 이에 대한 필자의 답변] 

    

[질문]

결혼하면 남자들 연애때랑 틀리게 정말 달라지나요     

왜왜 뭣때문에 그런거죠?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왜왜 뭣때문에 바람피우고 외도하게 되는 거죠?     

정말 정말 궁금 해요.      

     

[답변]

남자들이 다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일이 흔하기는 한 것 같더군요. 그 이유는 다음의 2가지 심리적인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1). 심드렁해지는 이유.     

권태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세속인들에게 결혼은 일생일대의 중대사입니다. 따라서 결혼 전에는 그 상대자를 맞아드리는데 온갖 정성을 다 쏟습니다.      


학업이라든가 직업이라든가 출세라든가 중요한 다른 일들이 적지 않게 있지만 그보다는 결혼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일들은 모두 젖혀두고 결혼에 골인하려는 일에만 몰두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다른 일에 써야할 에너지까지 몽땅 결혼하는 일에 쏟아붓습니다.   

   

상대방을 자기의 배우자로 맞이하기 위해 때로는 거짓말도 하고 지나친 비용도 쓰고………… 여하간 최선을 다하죠. 여성분들은 남성분들이 이토록 열성적으로 애정을 쏟는 것을 보고 평생 그렇게 잘해 줄 것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는 것이 남자들의 입장입니다.

      

사람들은…………아니 모든 생물들이 다 그러합니다………… 내가 "힘 아낌[기력절약(氣力節約)]이라고 부르는, 에너지를 절감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가능한 한 자기의 에너지를 절약하여 다른 필요한 곳에 재빨리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하고자 하는 일이 있는데 에너지가 고갈되어 보십시요. 그것처럼 낙담스러운 일도 드물 것입니다. 유비무환이지요.      


또 에너지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피곤하게 됩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도 에너지를 절약하려 하는 것입니다.

같은 일을 무의미하게 반복하는 일도 하지 않으려 합니다. 에너지만 소비되고 효과가 적기 때문입니다.


여기 네이버에서 애써 답변을 썼는데 등록하려다가 글이 날라가 버린다면 다시 작성하는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황당하고 다시 하기 싫어지지요. 이 역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기력절약의 본능적 반응인 것입니다. 같은 답변에 에너지가 2배가 든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손해가 되기 때문에 짜증이 나는 것입니다.      


여성도 그러한 심리가 없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사고 싶어 안달을 하던 물건을 손에 넣었다고, 항상 애지중지하면서 사기 전의 마음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남성으로써 있는 정성, 없는 정성을 다 들여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이제는 에너지를 다른 곳에 써야 할 시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자기 아내에게 결혼 전처럼 있는 정성 없는 정성을 더 사용하면서 다른 곳에 써야 할 에너지를 낭비?할 수 있겠습니까?      

[여성분들은 과연 남편에게 결혼 전에 쏟아붓던 그 정성을 ― 수십 년씩 ― 계속하실 수 있을른지 모르겠네요]     

사람의 에너지는 무한정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만약에 아내에게 결혼 전과 같은 정성을 계속하려면 당연히 다른 곳에 사용할 에너지를 줄이는 도리밖에 없겠지요. 결혼 전에야 일단 상대방을 소유(?)하기 위해 그렇게 무리를 해서라도 에너지를 사용했지만. 

    

그것은 아마 아내의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직장에도 가지 않고 출세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자녀들의 장래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하루 종일 일년 내내

“나만 위해주고 생각해 주고 모든 일은 나만을 위해서 하라.”고 요구한다면 가정은 어찌 유지될까요? 또 과연 그렇게 할 남성분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2). 외도하는 이유.     

아내가 잘못해서, 애정이 식어서…………특수한 경우를 뺀 일반적인 외도의 심리는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인간의 동물성입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동물들에 비해 훨씬 신사적인 듯이 생각할지 모르지만 과연 그럴까요? 

문화와 교육과 도덕과 기타 갖가지 이유에서 인간은 동물에 비해 훨씬 비동물적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결혼이 무엇이겠습니까? 식욕과 성욕은 앞으로 수 십만 년이 지난 미래 인간들에게서도 도저히 제거할 수 없는 본능입니다.      


그런데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의 성적 목적은 종의 번식입니다. 더구나 그것은 다량의 종족을 번식시키려는 자연으로서의 생물의 집요한 본능입니다. 그리고 자연계에서의 종의 번식 행태는 일부일처제에 의존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일부일처제는 참으로 문명적 인간다운(?) 발상의 종족 보존책이지만 자연적인 것은 아니지요. 부정적으로 말한다면 인간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고 있다고 해석해도 반박하기 힘들 겁니다. 

     

(종의 보존에 입각한 성욕에 기반하는) 결혼의 속성이 이와 같이 동물적 본성인데 인간은 한 편으로는 이 강력한 본성에 적극 순종하면서 한편으로는 배우자(대개가 남성)에게 그 본성에 저항하여 일부일처제를 고수하기를 요구합니다.      


동물의 일종인 인간에게 다른 이성에게 접근(즉 외도)하려는 본능적/ 동물적 욕구가 분명 있습니다. 그것이 과연 남성에게만 있을까요?


다만 사회의 이목이나 인간관계, 또는 도덕성 등으로 인해 이를 억제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도덕성이 모든 인간들에게 강력하게 발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만약에 남친이 외도를 한다면 이를 용납할 수는 없겠지만(일방적인 외도는…………법적 문제나 사회적 문제를 떠나서라도…………부부간의 신의에 어그러지는 일임에 틀림없으니까요) 이해는 하는 것이 순리일 겁니다.      

(부부 두 사람 간의 다른 이유에 의한 특수한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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