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1~2017.09.24 두번째 이야기②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우리는 투어를 미리 신청했다.
미리 책을보고 공부를 해서 가면 더욱 좋겠지만,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의 차이는 여행지에서
그냥 즐기고 오느냐, 무엇이라도 하나 얻어서 오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그래서 투어를 통해 알차고 속이 꽉 찬 여행을 위하여 우리는 투어를 신청했다.
역시나, 유럽의 낭만은 노천카페에서 시작된다고나 할까?
아직 이른 아침시간이라 카페가 문을 열진 않았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노천카페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옆의 올드 트램 또한 포토명소이기도 하다.
프라하의 트램을 올드트램과 최신트램 2가지 종류의 트램이 운행이 되고 있다.
올드트램은 단어에서도 느껴지듯이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사진에서 보이는 트램이고 최신트램은 와이파이도 지원이 되고, 에어컨이 달려 있는 최신식 트램이다.
난 최신식 트램도 좋지만 왠지 옛날 모습 그대로 낭만적인 올드트램이 더 좋은것 같다고 했더니, 여름에 에어컨이 없어서 사람이 많으면 암내가 심하다나 뭐라나.
성 바츨라프 광장!
우리에게 3.1절이 있다면 체코에는 프라하의 봄(=체코사태)이 있다.
500년 가까이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지배를 받아온 체코는 독일의 나치정권에 인수합병되어
또 다시 외부세력의 지배를 받게되었는데 2차대전과 함께 체코 공산당의 적극적인 정치활동으로 인하여
나치정권이 무너짐과 동시에 소련이 프라하에 입성하는 비운을 겪게 되었다.
성 바츨라프 광장은 단순히 성 바츨라프 군주라는 체코의 수호성인의 동상이 있는 곳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광화문 광장처럼 체코의 근현대사를 함께 하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의 장소였다.
그리고 바츨라프 기마상 뒤에 삼성 휴대폰 광고가 붙어있는 곳이 프라하 국립 박물관이다.
세계 10대 박물관이라는데 아쉽게도 우리가 갔을 당시에는 공사중이었고, 저 공사가 시작된게 굉장히 오래전이라고 하는데 체코 특유의 여유로움(?)과 느긋한 국민성 덕분인지 공사가 언제끝날지는 아직도 미정이라고 한다.
자, 성 바츨라프 광장을 둘러보다 보면 한가운데에 이렇게 두 젊은이의 비석이 정갈하게 놓여져 있다.
이곳은 바로 "얀 팔라흐", "얀 자이츠"라는 두 학생의 희생을 기리는 기념비가 있는 곳이다.
이 두 학생은 원래 카렐대학교 학생으로 공산주의 활동을 하던 청년이었는데, 공산주의 국가의 한계점을 깨닫고 소련의 무력 침략에 저항하기 위하여 성 바츨라프 광장 위쪽에 위치한 국립박물관 앞에서 분신 자살을 하였다.
이 두 청년 이외에도 여러 청년들이 잇따라 체코인들에게 민주화 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며 분신자살을 하였는데, 이러한 청년들의 고귀하고 큰 희생은 훗날 체코 민주화의 씨앗이 되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도 3.1운동, 6.25전쟁, 4.19혁명 등등 굵직한 역사적인 순간에는 항상 10대와 20대의 격렬하고 급진적인 희생이 씨앗이 되어 역사를 뒤바꾸어 놓았던 것 같다.
바츨라프 광장을 건너 프라하 국립박물관 앞을 오게 되면 이곳이 먼저 눈에 띌 것이다.
이곳은 바로 민주화를 외치며 "얀 팔라흐" "얀 자이츠"와 같은 학생들이 분신자살을 하였던 장소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장소에 내가 서 있다보니, 대아(大兒)를 위한 소아(小兒)의 희생이라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논문 한구절이 떠올랐다.
하필 비까지 내려 마음이 더욱 무거운 가운데
다시 발걸음을 옮겨 구시가 광장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