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지 어느덧 6개월이 흘렀습니다. 회사는 아직도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문제가 없어 보이죠. 물론, 내부는 조금 다른 모습일 수 있겠지만요. 제가 퇴사했던 이유는 사실 AI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사람 때문이었죠.
팀이 통합되면서 많은 문제점들을 마주했습니다. 사일로 효과(Silo Effect)란 말을 아시나요? 부서 이기주의가 발생되는 현상인데, 이 현상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아니, 이끌었다고 봐야겠네요. 성과주의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이로 인하여 도전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성과는 리더들이 가져가기 시작했습니다. 성과가 안 좋은 건 부서의 책임이 되었죠.
AI로 개발을 하면서 존중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안되거나 어렵다는 말은 없어져야 했습니다. AI는 된다고 이야기하니, 다 되어야 하는 거였거든요. 어느 순간 생각은 사라졌고, 비판이 사라지고, 소통이 사라졌습니다. 거기엔 사람이 필요 없어져 갔습니다. 그래서 그만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나왔다고 회사는 달라졌을까요? 변한건 없이 여전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적응하고, 누군가는 떠나고. 있던 사람만 달라졌죠. 그렇게 회사는 늘 나와 무관하게 돌아갑니다.
회사는 나와 다른 존재입니다. 회사의 결정이 곧 내 결정이 아니기 때문에, 늘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회사와 나는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고칠 수 있는 실수는 고치면 됩니다.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만 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니, 조금 잘못해도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어쨌든, 회사는 돌아갑니다.
처음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을 때, "실수로 회사는 망하지 않으니, 너무 자책하지 말자!"란 의도를 가지고 글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 했던 수많은 실수담을 적고, 그래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녹여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적다 보니 그냥 제 이야기만 해버린 거 같네요....!?
이제 이 이야기는 여기서 살짝 마무리 지어보려고 합니다. 의도대로 안 적힌 것도 있지만, 정비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분들 글을 보면서 많이 반성하고, 고쳐보려고 노력하다 보니 더 많이 이야기가 샌 거 같기도 합니다.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고, 조금 정비를 해서 다른 내용으로 연재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글 쓰는 걸 놓으면 안 될 거 같으니, 간단한 잡담들은 꾸준하게 적으면서 다시 돌아올 정비를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