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병으로 전멸된 건에 대해
이 이야기는 길지 않다. 길 필요도 없다. 바로 전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이며 담백한 사실에 관한 이야기다. 금요일쯤, 와이프는 눈이 아프다고 했다. 눈이 빨갛다고 했다. "설마~" 하고 보냈던 터였다. 그리고 8월 22일 금요일... 와이프는 확정적으로 옮았다.
조금 시선을 돌려, 우리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 나의 자체 분석에 의하면 우리 아이는 우리 두 부부를 많이 닮았다. 겉을 보면 아이는 와이프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아들은 엄마를 닮는단 이야기가 이건가? 그런데 웃는 모습이나 하관 쪽은 나를 닮았다. (아들아 미안.)
그런데 외적인 특징 말고, 내적인 특징도 닮았다. 특히 "병" 과 관련된 특징이 신기하게 닮았다. 아이가 아프다? 그러면 나도 곧 아프다. 첫째로 전염되는 대상이 나다. 아이가 코감기에 걸렸다면? 나도 걸린다. 와이프는 안 걸린다. 아까 하관은 나를 닮았다고 했는데, 코를 기준으로 아래쪽은 나와 닮은 느낌이다. 그래서 나와 닮은 하관 쪽에 병 걸리면, 나도 걸리는 그런 느낌이다. 어디까지나 느낌이지만.
감기, 코로나... 이런 병들은 아이가 먼저 걸리고, 내가 옮아가고, 이후 안정기에 들어가는 순서의 반복이다. 이번 코감기도 살짝 옮은 느낌은 들었었다. 다행히 나는 금방 나았다. 하하하, 이게 어른의 회복력이다!! 문제는 눈. 아이의 감기는 아이보다 빠르게 성장했고, 곧 결막염으로 돌아왔다. 하관은 나를 닮아서 잘 옮는다고 생각했는데... 하관 위쪽은 엄마가 잘 옮나보다. 이번엔 엄마가 먼저 옮았다...!
그렇게 와이프 눈도 빨갛게 바뀌었고, 8월 23일에는 일정이 있어 밖으로 나왔다. 내 눈 상태도 모른 채. 그리고 나중에 알았다. 나도.... 눈이 빨갰다. 왼쪽 눈이.
와이프는 오른쪽 눈, 나는 왼쪽 눈. 그리고 아이는 양쪽 눈. 아마 이렇게만 설명하면, 우리가 잠을 어떻게 자는지도 대충 추리가 가능하다. 제일 왼쪽에 내가 자고, 가운데 아이가 자고, 오른쪽에 엄마가 잔다. 그리고 저렇게 옮았다. 놀랍게도 추리할 수 있게 옮았다.
결국 우려하던 일이 벌어진 셈이다. 예상은 했지만.... 결국 그렇게 되었다. 이제 모두 빨갛다. 다들 토끼 눈이다. 우리 아들은 흰색 쥐띠인데, 진짜 흰색 쥐 같아졌다.... 신기하게도 아이가 눈병을 옮기고 나서, 갑자기 평소의 아이로 돌아왔다. 체력 넘치고 말 많고 장난꾸러기 그 자체인 그 아이. 불과 이전 글에서 잠을 설쳤다고 했는데, 이제는 그냥 설친다....
토요일 병원을 다녀온 와이프 말로는, 화요일까지는 격리가 유지되어야 한단다. 이렇게 방학은 연장되었고, 우리 가족은 모두 눈물을 흘렸다. 각자의 이유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