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책으로 하자꾸나.
추워진 주말. 아이는 어른스럽게 '추워서 나가기 싫어'를 외치며 집에서 미디어를 열심히 즐깁니다. 게임도 하고 TV(라 부르고 유튜브라고 읽는)도 원 없이 봅니다.
아이가 조금 더 어렸을 때는 미디어를 굉장히 주의했습니다. '말이 느린 아이' 였거든요. 지금도 발음이 뚜렷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설명하고 소통은 가능해서 많이 풀어진 상태네요.
이 날도 아이는 열심히 미디어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TV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채널을 주로 보는데, 마리오가 나오는 어떤 게임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아이가 미디어를 보고 있으면 저희도 각자 할 일들을 합니다. 빨래를 하거나, 일을 좀 하거나. 브런치 글을 읽고 공감을 누르는 시간도 이 시간쯤이 되네요.
설거지를 마치고 일을 하려고 가던 중, 아이가 보던 TV가 눈에 들어옵니다. 마침 중요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함께 모험을 떠난 동료가 주인공이 나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희생하는 내용. 마침 그 동료가 폭탄 모양의 캐릭터인데, 스스로 폭발을 하면서 주인공을 도와줍니다.
폭발하는 순간, 저도 모르게 아이를 쳐다봤습니다. 아이는 동그란 눈으로 저를 보며 조용히 이야기합니다.
"폭탄병이... 죽었어...."
그리고는 울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 영상은 이전에도 봤었던 영상입니다. 그때는 아이가 웃으면서 봤었거든요. 그래서 반응이 궁금해서 쳐다봤는데, 이번엔 울기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정말 눈물을 흘리며 웁니다...!
살짝 당황하다 아이를 위로해 줍니다. 어느새 아이가 이런 이야기를 보며 상황을 이해하고 감정을 이해하게 되었구나...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너무 이르지만, 아이가 커 가는 게 살짝 슬퍼지기도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