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세대임에도 이렇게나 다르다니
초등학교 2학년이 되기 전까지 저는 시골에서 살았습니다. 진해에 있는 웅천면이란 곳에서 자랐는데, 집 바로 옆에 작은 밭이 있는 집이었습니다. 지내던 곳은 작은 마을이었는데, 20분 정도만 뛰면 온 동네를 다 돌아다닐 수 있는 크기였습니다. 조금만 아래로 가면 개울가가 있었고, 조금만 위로 올라가면 작은 산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그 산속에 있는 가구 공장에서 일을 하셨었고, 항상 어머니 근처에서 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어려서부터 자연과 함께 살았습니다. 심심하면 밭에 가서 놀면 되었고, 밭 근처에는 다양한 동물과 곤충을 만날 수 있었죠. 조금만 가면 개구리가 보였고, 가끔 밭에서 소가 있어서 소를 만지며 놀기도 했습니다. 밭에는 경운기 트레일러 하나가 버려져 있었는데, 좋은 비밀기지이자 놀이터였습니다. 동네 형들과 거기서 여치를 구워 먹기도 했습니다.
학교에는 난로가 있었고, 난로 위에 고구마를 구워 먹거나 물을 끓여 먹었습니다. 놀이터는 거의 없었지만, 놀 공간은 많았습니다. 차가 많이 없었으니, 아무 데나 뛰어놀면 되었죠.
아이와 책을 보다, 아빠의 어릴 적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은 화장실. 아이가 보던 책에서 푸세식 화장실이 나왔습니다. 저는 푸세식 화장실을 이용했기 때문에, 아이에게 이 이야기를 아이에게 해줬습니다. 그러다 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와... 나 농활(농촌 활동)에서만 봤는데..."
아내는 신기하단 듯 말합니다. 그때 있었던 이야기들도 조금 해줍니다. 당시 저희는 남의 집에 세 들어 살았는데, 주인집의 아들이 화장실에 빠져서 119가 와 구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해주자 아내도 아이도 신기하단 듯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깊지는 않냐, 빠져도 괜찮냐, 화장실 냄새는 안 나냐 등등.
학교에 난로가 있었던 이야기나 난로 위에 고구마를 구워 먹었던 이야기를 하면 신기하단 듯 쳐다봅니다. 같은 세대임에도 책에서나 보던 이야기를 직접 경험한 사람이 신기하다고요.
버스 이야기를 하다 회수권이야기도 합니다. 어머니는 시장에 가시거나 하실 때 늘 토큰 아니면 회수권을 이용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회수권을 모릅니다...!? 아내가 더 신기하단 듯 쳐다봅니다. 저도 신기하단 듯 쳐다봅니다. 어떻게 회수권을 모르지!?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주다 보니, 조금 그 시절이 그리워졌습니다. 지금 아이는 TV를 더 많이 보지만, 그때의 저는 밖에서 더 많이 놀았거든요. 어두워지기 전까지 동네를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하면서 놀았습니다. 돌아다니다 신기한 거 보고, 만지고. 상상하고, 가지고 놀고. 장난감도 많이 없었고, 가지고 놀 거도 많이 없었어도 늘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캠핑을 시작했는데, 어째 매번 저만 신난 느낌이네요.